최철영 대전교육과학연구원 원장

흔히 교육이라 하면 학교 교육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학교 교육은 형식 교육의 대표적인 예로, 교육의 3요소인 교사, 학생, 교육 내용을 중심으로 계획성, 의도성, 지속성이란 특징을 지닌다. 이 특징들은 국가 표준 교육과정과 시·도교육청 차원의 업무 계획, 단위학교의 수업 계획 등으로 구현되면서 공교육의 체계를 매우 치밀하게 이룬다.

그런데 지식정보화사회가 도래하면서 학교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채널에서 지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는 지식을 배우는 과정을 넘어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학교 교육으로 대변되는 형식 교육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비형식 교육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학교 밖 체험활동 교육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은 대전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과학체험 교육기관이다. '스스로 체험하고 탐구하며 미래의 꿈을 키우는 과학 문화 거점 공간'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해 12월 대전과학체험관을 개관했다. 대전과학체험관은 3개의 전시체험관(놀이과학관, 기초과학관, 미래과학관)과 첨단과학 기자재가 구축된 4개의 오픈랩을 운영하고 있다. 각 전시체험관은 대상자의 연령별 특성에 맞게 오감을 이용한 신체 놀이부터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분야의 첨단과학 체험 활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오픈랩에서는 과학 주제 탐구 프로그램, 대덕밸리와 연계한 과학진로토크강좌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학교 자유학년제 운영과 고등학교 공동교육과정 수업 지원까지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들어 과학 분야 전시관들은 단순히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에서 체험 중심의 과학센터로 기능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외 과학 전시관들 역시 그러하다. 이들 전시관이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대표적으로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발전, 백신 개발, 뇌과학 등 가장 이슈화되고 있는 주제들을 중심으로 체험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또 단순 지식 전달 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지식 구성 과정을 체험하도록 이끌며 인근 전시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상호 협력도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시소장품과 교육 활동에 대한 정보를 디지털화해 전시관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누구라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팬데믹이 벌써 2년째다. 백신, 치료제 등의 힘으로 코로나와의 싸움을 이겨낼 수 있을지라도 인류는 또다시 알 수 없는 바이러스의 공격에 직면하게 될지 모른다. 이에 대비해 학교 밖 체험활동을 소규모 또는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역량을 길러 학교 이상의 다양한 교육 경로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또 전시체험관은 전시체험물의 종류와 교육 프로그램이 시대의 특성을 반영하도록 지속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하며 나아가 지역 거버넌스를 이뤄 서로 벤치마킹하고 융합적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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