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옥 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선임연구원

어린 시절 작은 모터로 움직이는 자동차 모형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정도만이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가 90년대 초이니 생활하는데 당장 배터리가 필요한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휴대폰부터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등 다양한 전자기기들을 사용하고 있어 배터리 없이는 살기 힘들 정도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로 탄소 저감 정책 기조가 강조되는 시점에서 실제로 2025년 이후에는 배터리 시장이 반도체 시장보다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배터리를 미 공급망 보호 4대 핵심품목 중 하나로 지정해 어느 때보다도 배터리라는 에너지적 경제 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나라도 삼성SDI나 LG에너지솔루션같은 대기업들이 앞다퉈 설비 및 인력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를 떠올린다면 최종 완성돼 제품의 일부로 포함돼 출고되는 완성품을 생각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성능이 좋아야 하고 같은 성능이라면 가격은 낮아야 한다.

대기업 중심의 대량 생산 체계와 연구 노하우 및 제조 기술 발전 등 일반적인 산업형태의 생산 시스템의 발전도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배터리 소재 자체다.

놀랍게도 배터리는 1991년 일본 소니사에서 최초로 상용화시킨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 약 30년간 배터리의 발전은 잘 만드는 기술의 발전도 기여했지만 좋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소재의 개발이 핵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무게와 부피라면 더 높은 용량을 저장시킬 수 있는 전극 소재, 안정적으로 빠르게 이온을 전달할 수 있는 전해질 소재 또는 얇으면서 튼튼한 분리막 소재 등의 개발을 통해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그러나 소재 개발은 그 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아직도 많은 부분을 일본이나 중국 등 타국으로 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과 같은 무역 분쟁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핵심 소재 역량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에는 리튬-황, 소듐이온 및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새로운 배터리 시스템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전해질 대신 고체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이 혁신적으로 높아 전기자동차용 등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고체전해질이라는 소재의 개발이 핵심으로 이 원천소재 주도권을 잡기위해 국가적 그리고 기업적인 차원에서 많은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공부나 운동을 함에 있어서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삶에 필수품이 된 배터리의 기초는 소재 개발이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소재 개발 연구는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무엇보다도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가 요구된다.

단기간의 목표 달성보다는 장기적인 플랜과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우리 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소재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시스템 확립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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