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대교 아래 호우시 물에 잠겨… 간혹 왕복 11차선 무단횡단 사례도
약 80억원 예산 부담… 지자체, 효율성 떨어진다고 결론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림공원 앞 한밭대로에 무단횡단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림공원 앞 한밭대로에 무단횡단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홈플러스 유성점과 유림공원 사이를 연결하는 보행자 횡단시설 설치가 논의를 거듭한 끝에 무산됐다.

해당지역에 보행시설을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다수 제기되면서 관련 기관에서 여러 차례 논의를 실시했지만 지상에 보행시설을 설치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난 상황이다.

9일 대전시와 유성구 등에 따르면 유성구 봉명동 홈플러스 유성점 앞 왕복 11차선의 한밭대로에 설치가 논의됐던 보행시설이 끝내 무산됐다.

이 구간은 한밭대로를 중심으로 홈플러스 유성점과 봉명동, 유림공원과 궁동이 마주하고 있어 주민 통행량이 많은 곳이다. 현재 보행자들은 이곳을 가로지르기 위해 유성대교 밑으로 이어진 천변을 따라 건너편으로 가야 한다.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림공원에서 홈플러스 유성점 방향으로 넘어가기 위한 보행자 통행로가 교량 밑으로 설치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림공원에서 홈플러스 유성점 방향으로 넘어가기 위한 보행자 통행로가 교량 밑으로 설치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홈플러스 유성점에서 유림공원방향으로 넘어가기 위한 보행자 통행로가 교량 밑으로 설치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홈플러스 유성점에서 유림공원방향으로 넘어가기 위한 보행자 통행로가 교량 밑으로 설치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다만 교량 밑으로 이어지는 통로 탓에 주민들 사이에선 통행 시간이 길어지고, 우천시에는 천이 범람해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도 다수 생긴다는 민원이 지속 제기됐다. 유성구 봉명동에 거주하는 A 씨는 “여름철이면 물이 범람해 길이 잠기면서 지상에 육교가 생기면 좋겠다고들 말한다”며 “초행길인 이들은 교량 밑으로 난 통행로를 잘 못 찾기도 하고, 간혹 왕복 11차선을 무단횡단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관계기관에서도 지난해 해당 구역에 횡단보도(평면교차로)와 육교(입체교차로)로 설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취재결과 두 경우 모두 설치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평면교차로인 횡단보도를 설치할 경우 한밭대로 길이가 너무 길어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길을 건너기 힘들다는 제약이 생겼다. 통상 횡단보도의 경우 편도 2~3차로에 적합한데 해당 도로는 편도 5~6차로로써, 왕복 11차로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근에 위치한 지하차도에서 빠져나오는 차량이 과속할 경우 보행자와의 추돌 사고도 우려된다.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유성점과 유림공원 사이 한밭대로. 사진=전민영 기자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유성점과 유림공원 사이 한밭대로. 사진=전민영 기자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홈플러스 유성점 앞 한밭대로에 위치한 전광판. 사진=전민영 기자
9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홈플러스 유성점 앞 한밭대로에 위치한 전광판. 사진=전민영 기자

입체교차로인 육교의 경우 지나치게 예산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현재 육교가 설치되야 할 곳에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전광판, 타슈 정거장 등이 위치해 있다. 이들을 모두 이전한 후, 육교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확하게 추산한 것은 아니지만 횡단보도의 경우 2~3억원, 육교를 설치할 경우 전광판 이전비, 설치비 등을 고려해 약 80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토록 많은 재원을 투자하기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 해당 도로의 보행자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다수 제기되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유성경찰서, 교통관리공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보행자의 안전, 재정투입 대비 효율성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기존도로를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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