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 재개발·재건축 사업 상징성 높아… 향후 부동산 시장 영향
시세로 좌우되는 HUG 분양가, 재심사 요청 따른 공급 차질 불러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대전 부동산 시장의 최대어로 불리는 탄방1구역(숭어리샘)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후분양으로 전환하면서 향후 지역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사업지 주변시세에 따라 분양가가 좌우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심사제도로 인해 분양일정이 차질을 빚거나 사업방식이 변경되는 등 주택시장에 큰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상징성을 띈 숭어리샘 단지가 전례없이 후분양 기로에 놓인 것에 대해 매우 놀란 분위기다. 현재 대전 전역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반드시 HUG의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HUG의 심사기준이 사업단지의 주변 시세에 따라 분양가가 ‘복불복’으로 정해지면서 사업주체 측과 분쟁이 촉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적정 분양가를 보증받지 못한 사업자 입장에선 재심사 요청에 따른 사업지체가 불가피하고, 공급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결과적으로 후분양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HUG는 분양가격 산정 기준을 정비하고, 심사기준을 계량화 한다고 밝히면서 “신규 분양이 드물고 주변 시세가 낮은 지역의 분양가 심사는 지역 분양가 수준을 고려해 일부 조정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숭어리샘의 분양가 산정은 지역 분양시장이 고려되지 않았고 적정 분양가가 책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이런 현상을 마냥 반기는 것만도 아닌 듯하다. HUG에서 제시한 분양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내 집 마련에 있어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는 있으나, 사실상 적정 분양가가 마련되지 않는 한 사업 자체가 진행되지 않다보니 기다림만 길어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분양 물량이 풀리지 않고 들쭉날쭉한 분양가 책정으로 현재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만 커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이 같은 문제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국 각지마다 HUG의 분양보증 심사제도로 인해 신축이 몰린지역은 분양가가 높아지고, 구축이 몰린 지역에서는 오히려 분양가가 낮아지는 등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었다.
결국 대전에선 이 같은 문제가 현실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주택 공급 차질과 분양가 상승 등 지역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이번 숭어리샘 분양 과정에서 HUG와 조합 간 분양가 괴리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는 점을 보면 향후 다른 재건축 사업도 분양가 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과적으로 실수요자들이 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는 적기에 주택공급을 통해 주거 안정화를 꾀하려는 현 정부 정책과 대전시의 시책 등의 관점과도 다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