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충청권 전문대 신입생 등록률 하락폭 전국 최고
일반대 특성학과 개설로 입지 좁아져… 중장기적 개혁 필요 목소리

충청권 전문대 신입생 충원율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권 전문대 신입생 충원율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신입생 미충원 사태 속에서 충청권 전문대가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신입생 등록률이 전년도보다 감소했을뿐더러 전국에서 충청권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유기홍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서울관악구갑)의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신입생 등록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일반대학은 4%p 하락한 94.9%, 전문대학은 9.9%p 떨어진 84.4%로 나타났다.

이중 충청권 전문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충청권은 올해 전문대 평균 등록률인 84.4%보다 낮은 등록률을 기록했다.

2020~2021년 전문대학의 시·도별 신입생 충원율을 살펴보면 올해 대전은 71.8%로 직전연도와 비교해 18.3%p 감소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종은 13.9%p 감소한 82.3%의 충원율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도 각각 충원율 76.1%, 72.6%로 직전연도와 비교해 10%p대로 등록률 두 자릿수 감소폭을 그렸다.

충청권 전문대학들의 미달 사태는 ‘학령인구 감소’가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수도권 대학들도 미달을 겪자 입학자원이 더 나은 상위 대학과 일반대학으로 진학하면서 전문대 입학률이 떨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뷰티·애완·군사·조리계열 등 전문대 위주였던 특성학과가 일반대학에도 생기면서 경쟁력에서 밀리는 점도 꼽히고 있다.

지역 전문대 입학처 관계자는 “전문대 위기는 수 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번 미달사태로 체감도가 높아졌다”며 “그동안 나름대로 특성학과 중심의 학과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지만, 그마저도 일반대학에 우후죽순으로 개설되면서 전문대의 입지는 서서히 줄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 더 암울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일 교육부는 2022학년도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으로 충청권 일부 대학을 포함시키며 대학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해 등록금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각종 정부재정지원의 길이 막히면서 대학의 존폐를 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문대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중장기적인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전문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과정’과 ‘학생모집’ 이라는 두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유행에 따른 학과가 아닌 지역사회·산업을 고려한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외에도 전문대가 직업교육을 넘어 평생교육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해 입학 자원 폭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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