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대표는 비영남출신으로” 목소리
홍문표 "정권 잡으려면 어려워" vs 정진석 "운운 자체 자해 행위"

▲홍문표 의원                                                                                           ▲정진석 의원
▲홍문표 의원                                                                                           ▲정진석 의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충청권에서 영남당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로 영남당’ 논란을 두고 당대표를 도전하는 4선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과 5선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내달 전당대회(잠정)를 앞둔 국민의힘이 때아닌 영남당 논란으로 시끄럽다.

내년 대선을 짊어질 차기 당 대표를 영남 출신이 맡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다.

얼마 전 영남 출신 김기현 원내대표(울산 남을)가 선출되자 당 일각에서 "대표마저도 영남 출신이 돼선 안 된다"는 비영남 대표론이 분출하면서 논란은 한층 더 가열됐다.

만일 당 지도부 '투톱'인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영남 출신이 모두 독식하면 그동안의 변화 노력과 무관하게 '도로 영남당'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는 충청, 경기, 강원 출신이 두루 출마했다.

당 대표 선거에는 영남 출신 중진들이 다수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남당 주장에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당내에는 이미 대표 경쟁을 비영남 대 영남 주자 구도로 보는 시각이 널리 퍼졌다.

영남 주자는 주호영(대구 수성갑), 조경태(부산 사하을),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꼽힌다.

비영남 주자는 홍문표, 권영세(서울 용산), 김웅(서울 송파갑) 의원과 서울 동작을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이 거론된다.

우선 홍문표 의원이 영남당 논란에 포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지난 3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로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라며 "더 큰 정당이 정권 교체의 지름길"이라고 전했다.

영남권에 매몰된 정당 이미지로는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불만도 만만찮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일부에서 나오는 영남당 운운은 자해행위"라며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더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지, 영남 정서를 후벼 파는 발언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 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전라도면 어떻고 경상도면 어떻고 충청도면 어떤가"라며 "적들이 우리에게 거는 영남당 프레임을 스스로 확대 재생산하면, 정권교체고 뭐고 다 도로 아미타불"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영남당 논란을 제 살 깎아먹기로 보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한 야당 관계자는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고 계파도 사라지면서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좋은 토양이 마련된 상황"이라며 "전국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되는데 왜 마이너스 정치를 하나"고 우려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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