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청주시의회는 지난달 27일 62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우암산둘레길 조성 토지보상을 위한 측량·감정평가비용 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언론에 따르면 반대 측 의견을 제시한 의원은 내덕 율량동을 지역구로 하는 기초의원으로 추정했다. 언론 인터뷰에 응한 모 의원은 “둘레길 조성 사업에 있어 여론이나 의견을 뭉뚱그려 섬세하지 못한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청주시의회 임정수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이용해 주민이 사업을 잘 알지 못하고 일방통행으로 차량의 통행권 보장에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우암산순환도로 일방통행로 지정 안건이 경찰교통시설 심의 위원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이다.

지난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우암산길 시민품으로'란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시민 여론 수렴을 위해 '우암산시민품으로100인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발기인 대회까지 마쳤다. 청주시의회는 지난해 5월 우암산순환도로 일방통행변경 및 공원조성에 대해 추경에서 3억5천만원 본예산에서 설계용역비 5억원을 의결했다. 청주시는 한차례의 시민설명회와 실시설계용역 착수보고회 및 중간보고회를 진행했다. 수동주민회장은 "수동지구단위 계획과 우암산 둘레길 사업을 병행해 순환도로에 접한 산사태 위험지점에 옹벽 등으로 보강하고 상부는 하늘공원으로 하부는 주차공간으로 조성하면 수암골 카페거리도 차 없는 거리를 만들기로 상인들과 협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또한 청주시선 및 순환도로현장에서 '우암산 인도확장을 통한 일방통행 여론조사'에서 청주시민 10명중 7명이 찬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참에 아예 차도를 없애고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로 변경하자는 의견도 쇄도하고 있다. 내용을 종합하면 둘레길 근처 지역주민 대부분이 반대한다는 말의 진원을 의심스럽게 한다.

우암산은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생태계가 풍부한 공간이다. 학생들의 생태교육 장소이자, 성인들의 숲치유 공간이다. 그런데도 인도가 너무 좁아 걷는 사람들이 차량 사고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이제 우암산이 사람과 상생의 공간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우암산이 시민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아니 우암산이 시민들을 따스하게 맞이할 공간'으로 비상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그런 와중에 청주시의회 일부 의원은 우암산둘레길 인도 확장 및 공원 조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청주시민의 뜨거운 찬성 여론 속에 한창 진행하던 '우암산순환로 인도확장'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 '1974년에 만들어진 쌍방향의 우암산순환도로를 그냥 놔두고 차량중심의 도로로 이용해야 맞는 것인지, 시민들이 생명의 위험을 느끼지 않으며 여유를 가지고 걷을 수 있게 인도를 확장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세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시민들이 답을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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