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상호저축은행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2일 충북 충주 출신 사업가로 남광토건 차종철(57) 회장의 청주 하나로상호저축은행 경영권 인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대주주 구속 이후 갈피를 잡지 못했던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 및 향토은행화 여부에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충북은행, 조흥은행, 신한은행으로 이어지는 격변의 금융환경에서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이 도민들의 마음을 얻는 향토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목이다.

대주주 구속 사태

지난해 11월 12일 충북 청주시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의 최대주주 송모(48)씨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저축은행에서 불법으로 대출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당시 1000억 원 상당을 불법 대출받아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송씨는 저축은행법 상 저축은행 의결권 주식 2% 이상을 소유한 출자자와 특수관계인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무려 26차례에 걸쳐 모두 1037억 원을 불법으로 대출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송씨는 경남 양산시에서 아파트 시행을 추진하던 O건설과 S건설의 아파트 토지신탁(PF) 자금 300억 원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사업권 포기각서 및 사업권 양도양수계약서 등을 통한 사업권을 확보하지 않은 채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건설회사와 자금을 공유하는 수법으로 불법대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송씨는 부실대출 문제를 은행 직원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독단적으로 처리한 데다 대출 업체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등 대출업체를 완전히 장악해 운영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이 대출해 준 건설업체 자금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주주인 송씨가 대출회사를 장악하는 수법으로 부실을 해결하려다 금융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대주주 구속 이후

송씨 구속 이후 이경로 하나로상호저축은행장은 "송 회장이 불법대출 한 1000억 원 중 상당금액이 상환됐기 때문에 예금고객과 은행의 피해는 전혀 없을 것"이라며 "아파트 건설과 관련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나간 500억 원 또한 하나로저축은행을 포함한 3개 은행이 모두 법정 담보 비율 130%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해명했었다.

은행 측은 또 도내 5개 지점 가운데 예금인출이 두드러졌던 곳은 청주 남문로 지점이었고 나머지 지점들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며 "평상시 예금인출액보다 두 배 이상 되는 규모지만 전체 수신액(5760억 원)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은 송씨의 보유지분 전량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지역 기업 등에 매각을 추진하는 방법을 제시했었다.

특정인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은 도민주 형태의 지역은행으로 소유구조를 개편해 3개월 이내에 완료할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상황이다.

당시 이경로 행장은 "저축은행이 안고 있는 가장 구조적인 문제점은 대주주의 지분 독과점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소유구조를 분산해 투명한 은행으로 거듭나도록 전 직원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광토건 대주주 인수 추진

대주주 구속 이후 자칫 무더기 예금인출 등으로 인해 공멸위기에 몰렸던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은 곧바로 국내 유력 건설업체인 남광토건㈜의 대주주 차종철 회장 인수설이 흘러나왔다.

남광토건㈜ 대주주측은 당시 송 전 회장과 일부 소액주주의 지분 등을 합쳐 모두 300억 원에 달하는 인수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지역 경제계에 알려진 것이다.

대전, 울산 등 3개 기업체가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결국 지역 출신 사업가인 차 회장 인수가 유력해진 상황이었다.

이처럼 지난해 11월부터 차 회장 인수설이 구체적으로 흘러나오면서 지역 경제계 및 도민들의 관심은 조직안정 및 소매금융 대폭 확대 등을 통한 도민은행 도약여부에 모아지기 시작했다.

지역 경제계는 "충북은행 이후 이렇다할 도민은행이 없었던 상황에서 하나로저축은행은 그동안 소매금융을 특화시키는 등 나름대로 발판을 마련해왔다"고 말한 뒤 "이런 가운데 대주주 구속으로 위기를 맞았던 하나로저축은행이 지역 사업가에 매각이 성사될 경우 150만 충북도민들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도민은행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금감위 경영권 인수 승인

지난해 말부터 하나로상호저축은행 경영권 이전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의 실사가 1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강도 높게 진행됐다.

결국 지난 2일 차 회장의 하나로상호저축은행 경영권 인수가 확정되면서 이제 도민과 지역 경제계의 관심은 도민은행 또는 향토은행 가능성에 모아지고 있다.

우선 차 회장이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청주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를 졸업한 뒤, 삼정산업 대표이사, (주)CCS 회장 등을 거쳐 현재 남광토건 회장을 맡는 등 지역 출신 사업가라는 장점을 높이 살 수 있다.

이미 차 회장 측은 하나로상호저축은행 전 임·직원에 대한 최소 1년 이상의 고용승계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또 '전국 최고의 지역은행', '충북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지역은행', '투명경영·책임경영을 제일로 하는 지역은행' 등 3대 경영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자산규모 6700억 원, 총 수신 5719억 원, 총 여신 5075억 원에 불과한 규모를 오는 2010년까지 여신 1조 원, 수신 1조 원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자기자본 확충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우량저축은행 기준인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8% 이상,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8% 이하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향후 과제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은 앞으로 지역민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지점망 확충·인터넷뱅킹 활성화, 무인점포 확대, 지역 중소기업 및 상공인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우대금리제 시행, 체육·문화행사·장학사업·결식아동지원사업 등 지역 밀착형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은행의 주요 의사결정권한을 업무결정위원회, 인사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에 대폭 위임하는 한편, 사외이사·준법감시인·감사실 기능 강화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대주주 사금고화 등을 차단할 방침이다.

임·직원 전원이 각각 업무실적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승진, 급여 등에 고과를 철저하게 반영하는 인사체제도 구축키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서는 새 경영진의 공격적인 금융 전략과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지역밀착화 사업, 지역 경제계와 함께하는 사업구도 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농협·신한은행·국민은행 등 3개 1금융권으로 압축되고 있는 시중은행의 틈바구니 속에서 틈새시장을 찾아 살길을 모색하고, 1금융권에서 불가능한 각종 사업을 발굴해 시행하는 등 능동적인 마인드가 시급하다.

남광토건(주) 한철희 감사는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몇몇 업체가 접촉을 시도했지만, 결국 지역 출신 사업가의 비전제시가 경영권 인수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 때문에 향후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은 다양한 지역밀착화 사업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향토은행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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