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오송 아우르는 바이오클러스터

KAIST·ETRI·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이 입주해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사진=대전시)
KAIST·ETRI·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이 입주해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사진=대전시)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K-바이오랩센트럴 공모사업의 전국 지자체 간 경쟁전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충청권이 대전을 거점으로 ‘바이오클러스터 광역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 등 타 지자체가 유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충청권 내 분산된 관련 강점을 집약화하고 K-바이오 선봉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르면 내주 바이오랩센트럴 조성사업의 입지 선정을 위한 지자체 공모에 들어간다. 현재 계획된 바이오랩센트럴 조성사업 규모는 2000억원으로 세계적 바이오 창업지원 기관 모델인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을 한국형 모델로 구축한다는 점에서 관련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전국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은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은 전국 최초로 바이오랩센트럴 조성계획을 수립·제안했다는 점에서 유력한 입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2019년 보스턴 방문을 통한 랩센트럴의 벤치마킹과 동시에 2년여간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충남대병원 등 산·학·연·관 집약의 유치 전략을 수립해 온 만큼 정부 공모 형태의 사업 추진에도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고 시는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대덕특구 등을 중심으로 융·복합 연구를 위한 풍부한 고급인력풀과 연구기반을 갖춰 연구경험이 축적된 창업과 성공사례가 많은 바이오 창업에 최적지인 점도 대전의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는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벤처 창업 300개사 설립과 100개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비전으로 세운 상태다. 다만 충청권에서 대전과 함께 충북 청주(오송)의 각축전 양상이 벌어지면서 경쟁력의 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송의 경우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바이오산업 관련 기능을 수행하는 행정기관이 자리한 점,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사업의 활성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입지 가능성이 돋보이고 있으나 바이오 창업의 핵심 기반인 임상 인프라의 부족이 한계점으로 남아있다. 이 때문에 충청권에서는 대전의 바이오랩센트럴을 거점으로 한 바이오클러스터의 광역화 모델 구축을 골자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공동행동이 요구된다.

실제 대전은 바이오랩센트럴을 로컬적 활용이 아닌 국가 산업의 동력화를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다. 타 지역의 바이오 관련 자원과 역량을 지역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아닌 바이오랩센트럴을 통한 바이오 산업의 이익을 전국적으로 발산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공간적 차원에서 향후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이 예정된 오송의 인프라와 충분한 융합이 요구된다는 점을 근거로 조성 계획에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대전과 오송이 집약화를 이룰 경우 현재 정부의 바이오랩센트럴 조성 방향과 상당히 부합한다는 점에서 인천 등 강력한 후보지들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대전이 보유한 융·복합 연구 및 바이오 창업 인프라에 오송의 바이오 산업화 인프라가 더해진 광역화 모델이 구축된다면 국가산업 발전의 강력한 기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전~세종~오송을 아우르는 바이오클러스터가 구축될 수 있도록 충청권 지자체의 발빠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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