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합뉴스TV제공]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합뉴스TV제공]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에 따른 대안으로 ‘기상청 포함 3개 기관’의 대전 이전이 추진 중인 가운데 3개 기관 중 1곳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의 이전 불발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 등은 에기평의 포함을 관철시키고 있으나 정부에서 어려움의 뜻을 전해오면서 이에 대한 대체 기관 협의 등으로 인해 중기부 이전 관련 최종 대안은 내달쯤에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22일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중기부의 세종 이전과 관련해 대전으로 이전되는 기관에 대한 확정 발표 시점이 당초 이달 말에서 내달로 연기됐다. 지난해 중기부의 세종 이전이 확정된 이후 정부는 중앙부처의 공백을 대신할 대체 기관으로 기상청과 함께 한국임업진흥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에기평 등 모두 4개 기관의 대전 이전을 검토해 왔다. 이후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3·8민주의거 기념식 참석을 위해 대전을 찾은 자리에서 이들 기관의 공식적인 대전 이전 확정 및 시점 등 세부 계획 발표 시점을 이달 말로 언급한 바 있다. 발표 시점의 연기는 대체 기관 가운데 1곳이었던 에기평의 이전 불발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현재 정부는 에기평을 대전으로 이전하는 대체 기관에 포함하는 방안 대신 향후 진행될 공공기관 지방 추가 이전(혁신도시 시즌2)의 대상 기관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지역 정치권 등은 이를 놓고 정부와 협의를 이어왔으나 정부가 지속적으로 난색을 표하는 탓에 사실상 에기평을 대체할 또다른 기관으로의 방향 선회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결국 에기평의 대전 이전이 사실상 불발되면서 지역사회의 불만이 재개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기부의 세종 이전 이후 중앙부처의 공백을 상쇄할 만큼의 규모 및 기능적 측면에서 등가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 아래에 그동안 대체 기관으로 언급됐던 기관들이 이른바 ‘마지노선’이었으나, 이마저도 지켜지지 못할 경우 또다시 정부를 향한 후폭풍이 발생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내달로 전망되고 있는 최종 윤곽 시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중기부 대체 기관의 대전 이전은 그동안 총리실 주도로 진행됐으나 정 전 총리의 사퇴와 함께 추진력을 상실, 기약없는 ‘공염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시는 정 전 총리의 사퇴와 무관하게 정부와 약속이 이뤄졌던 점을 근거로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 장관 재직 시절 중기부의 세종 논의와 관련해 이전 반대 의사를 보였던 김부겸 총리 후보자가 앞으로의 대체 기관 이전 계획을 이어서 추진할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추진력 역시 상실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의 에기평 이전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여기에 준하는 또다른 기관에 대한 협의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내달 최종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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