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성 난청, 급성 중이염 등 영향으로 중이에 문제발생
염증 제거·이소골 다시 연결하면 호전 돼
감각신경성 난청, 달팽이관·연결 신경 이상으로 생기게 돼
보청기나 심하면 인공와우 사용해 '재활'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최근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느꼈던 A 씨는 함께 생활하는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가 점점 대화에 소극적이고 TV 소리를 자꾸 높여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버지를 모시고 이비인후과에 방문한 결과, 노인성 난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인구의 고령화와 현대사회의 여러 소음원이 늘어감에 따라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난청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민영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난청이란 무엇인가?

난청은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서 환자의 듣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세 미만의 소아가 급성 중이염 이후에 합병증으로 귀에 물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아이의 청력이 떨어진다면 난청이라 할 수 있다. 이와는 좀 많이 다른 사례지만 80세 할아버지가 수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청력을 잃어 간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청력이 떨어지는 원인은 다양해서 적절한 진단 후 치료방향을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난청은 어떻게 구분하나?

난청은 ‘전도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도성 난청은 외이와 고막에 소리를 연결해 주는 작은 뼈들로 구성된 중이에 문제가 발생해서 생긴다. 소아에서 잘 발생하는 급성 중이염이나 중이염을 오래 앓고 고막에 천공이 발생하는 만성 중이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는 반대로 달팽이관과 이와 연결된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는데, 대부분 유전성 난청, 노인성 난청, 소음성 난청이 이에 해당한다.

전도성 난청은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 염증을 제거하거나 파손되거나 연결이 끊어진 이소골을 다시 연결해 주면 청력이 호전된다. 하지만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에 있는 감각 유모세포가 한 번 손상되면 시간이 지나도 다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서 보청기, 혹은 아주 고도 난청의 경우 인공와우 등의 외부 기기들을 통해서 재활하게 된다.

▲원인은 무엇인가?

중이염 등의 전도성 난청이 아닌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소음은 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이전에는 소음에 의해서 감각세포의 수가 줄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감각세포뿐 아니라 소음에 의해서 감각세포와 신경의 연결이 약해져도 난청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유전성 난청이 있다. 유전성 난청은 어린아이에게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유전성 난청의 일부는 나이가 들면서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난청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어른이라도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보는 것이 좋다.

여러 항생제와 항암제도 청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이후 어지럼증을 동반된 이충만감, 이명이 발생한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노인성 난청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고령화에 따른 노인 비율의 증가가 난청 인구의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난청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어떠한가?

난청은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본인이 청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경우 어느 정도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본인보다는 가족이나 배우자가 먼저 환자의 청력이 떨어진 걸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난청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이명이 있다.

맥박 소리, 탁탁 소리 등의 이명은 관련성이 떨어지고, 삐~ 혹은 매미 소리 등의 소리가 간헐적이 아니고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난청이 있는지 의심해야 한다. 물론 이명이 없이도 난청이 발생할 수 있지만 난청 환자의 대다수는 이명을 호소하고 있고 이명이 있는 경우에 역시 대부분 난청을 동반하고 있다. 많은 수의 이명 환자에서 청력을 호전시키기 위해서 보청기를 사용하면 이명이 감소하는 걸 느끼고 실제 난청이 동반된 이명 환자의 치료법으로 보청기가 이용되고 있다.

▲치료방법은?

전도성 난청은 약물·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므로 난청이 의심되는 경우 전도성 난청인지 감각신경성 난청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에는 정확한 골도 청력검사가 필요하다. 만약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면 청력이 감소한 시기가 중요하다.

갑자기 발생한 돌발성 난청이라면 약물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서 약물치료나 고막 주사치료 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점진적인 난청이거나 정확히 언제 난청이 발생했는지 구분이 안 되는 경우라면 난청의 정도나 형태에 따라 보청기 혹은 인공와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부분이 재활 시기다. 난청이 발생하고 오랜 시간이 지났으면 소리가 증폭되거나 인공와우를 통해서 소리가 전달되더라도 달팽이관에 연결된 신경이나 뇌에서 소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원활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 효과가 오래 걸리거나 감소하게 된다.

그러므로 보청기나 인공와우는 가능하면 늦지 않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이 많이 진행된 경우 보청기를 착용해도 효과가 없는 때도 있다. 예전에는 이런 경우 어쩔 수 없이 난청인으로 지내야 했지만 지금은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들을 수 있다. 그 효과도 물론 정상인 정도는 아니지만 많은 수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청력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민영 교수는 “난청의 원인 중 피할 수 있는 것들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대표적으로 소음이다. 아주 큰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일한다면 꼭 보호장구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너무 오랫동안 큰 소리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도움말 = 단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민영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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