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염색체 이상 빈도 높아 유산 위험↑
의사와 자세한 상담으로 합병증 막아야
각 질병·특성 위험정도 따라 산전관리
1주일 2회 이상 진료 필요할 수도 있어
복용하는 약물 반드시 주치의에 알리고
임신성 고혈압 발생 했을땐 운동 말아야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등 전반적인 사회 환경의 변화로 인해 결혼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 특히 늦은 결혼으로 인한 고위험 임신도 증가 추세다. 고위험 임신이란 기존의 질병으로 인해 임산부나 태아,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것을 말한다.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임신 및 출산 지원 강화를 위한 기초조사 연구’에 따르면 2011~2014년 전체 임산부는 45만 명에서 42만 명으로 거의 매년 줄었다. 하지만 고위험 임산부의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며 2011년 7.9%에서 2014년 9.7%에 달했다. 국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만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의 비율 또한 2009년 15.4%에서 2019년 33.4%로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2020년 8월 기준)했다. 고령 임신은 고위험 임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고위험 임신의 비율은 앞으로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 산모의 건강관리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강윤단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자.

▲고위험 임신 산모는 유산 및 조산 확률이 높은가?

고위험 임신의 경우 유산과 조산의 확률이 높아서 임신을 계획하는 시기부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임신 중에도 산전 관리를 면밀히 해야 건강한 출산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잘 조절되지 않는 산모의 경우 유산은 최대 25%(평균 11~22%), 조산은 최대 26%(평균 6.8%)까지 증가할 수 있다.

유산과 조산율은 기저질환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개별화된 산전 관리가 중요하다.

고령 임신의 경우 조산은 약 15%가량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또 태아 염색체 이상의 빈도가 높아 유산의 위험성도 높다. 조산의 경우 자궁 내 감염 등으로 인한 자연적인 조산도 있으며 기존의 산모의 질병 또는 임신 중 발생한 질환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조산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만 35세 이상이면서 고혈압, 천식, 비만, 당뇨병, 갑상샘병 등의 질환이 있는 고위험 임신의 경우 의사와의 자세한 상담을 통해 이러한 합병증 발생을 줄여야 한다.

▲고위험 임신 산모는 기형아 출산율도 높을까?

고령 임신, 쌍둥이 임신, 산모의 당뇨병, 신경관 결손이나 염색체 이상 태아를 분만한 과거력 등은 대표적인 기형아 임신 및 태아 염색체 이상의 위험인자이다. 최근 고위험 임신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는 다운증후군 선별을 위한 태아 유리 세포 DNA 검사(NIPT)는 기존의 선별검사(흔히 ‘기형아 검사’라 불리나 정확한 용어가 아님)에 비해 다운증후군이나 에드워드 증후군 등의 염색체 이상 질환에 대해 높은 질환 검출률과 낮은 위양성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 초음파에서 기형아 의심 소견이 관찰되는 경우 이전에 염색체 이상 임신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부모가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에서는 NIPT 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태아 조직이나 양수를 직접 검사하지 않고 산모의 혈액에서 간접적으로 시행하는 검사인만큼, 결과가 고위험군이라 하더라도 이 자체로 태아 염색체의 이상을 확진할 수 없다.

산모가 비만이거나 태아가 아닌 태반에 이상이 있는 경우 검사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 검사의 위양성(실제 염색체는 정상인데 검사상 이상이 나오는 경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검사와 함께 목덜미투명대 검사, 정밀초음파 등의 산전 선별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하고 NIPT 검사에서 고위험군인 경우 반드시 융모막융모생검이나 양수검사를 통해 태아 염색체 확진을 해야 한다.

▲고위험 임신 산모는 일반 산모들보다 더 병원에 자주 다녀야 하나?

산모 또는 태아의 안녕 상태를 평가하는 일반적인 산전 관리에 추가로 각 질병의 특성과 임신에 미치는 위험 정도에 따라 개별화된 산전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주치의와의 면밀한 상담이 중요하다.

일반 산모의 경우 임신 28주까지 4주 간격, 36주까지 2주 간격, 36주 이후부터는 매주 산전 진찰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고위험 임신 산모의 경우 어떤 문제를 가졌는지에 따라 의사의 판단하에 산전 진찰 간격이 조정될 수 있다.

산모의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고위험 산모가 이 정도로 자주 병원에 다녀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고위험이더라도 질병이 잘 조절되는 상태라면 일반 산모와 비슷한 정도만 다녀도 된다. 하지만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경우 1주일에 두 번 이상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기저질환으로 임신 전부터 복용하던 약이 있는데, 복용을 중단해야 할까?

기저질환과 약의 종류에 따라 임신을 전후해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약, 성분을 바꿔서 복용해야 하는 약,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약 등으로 나뉜다. 임신 중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물도 있으며 자의적인 복용 중단으로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산모와 태아가 위험할 수 있다. 임신 전후 복용하는 약물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주치의에게 알리고 상담을 받도록 한다. 임신 또는 수유 중 복용하는 약물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마더세이프 상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유선, 문자 상담 또한 가능한 유용한 사이트이다. 그리고 약학정보원 의약품 검색, 킴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고위험 임신 산모는 활동을 줄이고 무조건 안정을 취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산모에게 걷기, 가벼운 조깅, 수영 등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일주일에 5~7일 정도, 하루 30분 정도를 추천한다. 하지만 고위험 산모의 경우 무조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산모의 질환이나 산과적 합병증에 따라 개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있는 임신부에서는 증등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추천된다. 하루 30분 정도로 빠르게 걷기 등을 매 식사 후 10분 정도 시행한다. 임신성 고혈압이 발생한 임신부는 운동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운동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고 근육으로 혈류를 증가시켜 태반 내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조기진통 산모에서는 침상안정을 많이 권유했다. 하지만 이러한 침상안정이 조기진통을 예방하거나 조산을 방지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오히려 장기간의 침상안정이 정맥혈전증, 근감소 등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산모의 상태에 따라 어느 정도 보행은 하는 것이 좋다.

▲고위험 임신 산모는 자연분만은 불가능하고 제왕절개 분만만 가능한가?

고위험 임신 산모 모두가 제왕절개 분만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치태반, 태아곤란증 등 수술의 적응증이 있는 경우는 제왕절개 분만이 불가피하다. 또 임신성 당뇨병 등으로 인해 태아가 과도하게 크거나 산모가 비만인 경우 제왕절개 분만의 빈도가 증가한다. 고혈압 산모도 반드시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할 필요는 없다. 강윤단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산모와 태아의 상황에 맞는 출산 방법을 의사와의 상담 후 적절히 선택해 안전하게 분만하는 것”이라며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 분만 중 어느 한 가지를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강윤단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