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청주 청년뜨락5959 센터장

봄은 사람을 설레게 만든다. 그리고 새싹이 나고 거리의 앙상한 나무들도 푸른 빛을 띄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봄을 온전히 맞이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그리고 청년들은 아직 푸른 잎을 가지기 위한 봉오리도 틔우지 못했다. 끝이 날지 모르는 코로나19는 지속적으로 지역 감염사례가 나오고 있고 청년들은 그동안 이어진 취업 시장의 불안정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그럼에도 봄이라는 계절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기분과 새로운 희망이라는 감정을 갖게 만든다. 이러한 감정이 우리 사회의 청년들에게도 공유됐으면 한다.

작년 이맘때 '사회적 관심두기'라는 주제로 글을 썼다. 그 당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계층들의 어려움을 관심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지만 아직은 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때 인 것 같다. 청년뜨락5959에서 청년들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사회적인 관심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동안 진행됐던 상담 프로그램은 놀이를 통한 커뮤니티 확대에 목적을 두어 진행하고는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청년들의 우울감, 자존감 향상에 목적을 강화했다. 과연 놀이가 아닌 상담이 청년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청년들에게 진정 필요한 프로그램인가에 대해 고민스러웠다. 미술, 음악, 독서 등의 청년들이 관심있는 재료가 없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만으로 진행되는 방법이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가정했던 것 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참여한 모든 청년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단순히 눈물을 흘렸다기 보다 펑펑 울었다. 그 모습을 잠깐 동안 바라보면서 나도 함께 청년들과 눈물을 훔쳤다. 무엇이 청년들을 그렇게 슬프고 아픈 상황에 내몰았을까라는 고민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우리가 상담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청년들에게 필요한 내용일까라는 고민을 한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청년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기관에 있으면서 그들이 얼마나 높은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지는 제대로 바라보지 못 한 것같다. 청년뜨락5959를 찾아오는 청년들은 그나마 용기가 있는 청년들이다. 하지만 접근성이 높고 문턱이 낮은 청년센터를 찾을 용기조차 없는 청년들이 아직은 사회에 많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적인 상황으로 높은 우울감과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 할 청년들에게 사회적 관심을 두어야 한다. 요즘 케이블채널에서 방영 중이 '나빌레라'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인 할아버지는 자신의 발레 선생님인 어린 청년에게 '높이 날아 오를거야'라는 말을 자주 한다. 우리도 드라마 속 할아버지처럼 청년들이 '높이 날라 오를거야'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을 주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봄이라는 계절이 희망으로 다가 올 수 있도록, 따스한 계절 속의 한 마리 나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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