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을석 충북교육정책연구소장

학교 관리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요즘 교사들은 자신의 평교사 시절과 참 많이 다르다', '새로 온 직원은 학교 일보다 자기 취미 활동에 더 관심을 쏟는다' 등등의 말을 자주 듣는다. 젊은 세대의 행태가 기성세대인 관리자들과 상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는 언급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세대는 같은 역사·문화권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생하여 역사·문화적 경험을 공유하고, 다른 단위의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사한 의식구조와 행위양식을 갖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어떤 사회집단이든 그 집단을 구성하는 세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세대 간 생각과 가치관, 행동 스타일 등의 차이로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되고 조직적 활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2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을 포함하면 그 폭은 더욱 커진다. 원활한 조직 운영과 목적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세대 간 이해와 융합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수적이다.

우리 교육청에서 교원대 정책대학원에 파견 갔다 온 분의 논문을 읽었다. '공직생활 인식에 대한 세대 차이 비교연구'라는 학위 논문(권사혁, 2021)이다. 충북교육청 소속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지방공무원들은 현재 50대인 60년대생 베이비붐 세대, 40대인 70년대생 X세대, 30대인 80년대생 Y세대, 그리고 20대인 90년대생 Z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각 세대는 역사·문화적 경험과 성장배경에 의해 다른 특성을 드러내며 공직생활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공직생활(동기, 태도, 행동, 조직문화) 인식 차이는 베이비붐세대와 Z세대가 가장 크다. 연령과 지위 차이가 반영된 듯하다. 공직가치, 공직만족도 등에 있어 베이비붐세대가 가장 높게, Z세대가 가장 낮게 긍정 인식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은 Z세대가 가장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직무스트레스는 베이비붐세대가 가장 높고 Z세대가 가장 낮다. 중간세대인 X세대는 베이비붐세대를, X세대는 Y세대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공직생활 인식에 대한 세대별 특징도 살펴볼 만하다. Z세대는 업무보다 개인생활을 더 중시하고, 칼퇴근을 선호하며 학습능력이 높다. 온라인 소통을 선호하며, 공정·청렴의 가치를 중시한다. 베이비붐 세대와 소통을 제일 어려워하였다.

Y세대는 위아래 세대에 끼여 양쪽 업무를 지원하고, 가정적으로 육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조직내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사기가 저하된 세대로 인식되었다. X세대는 중간관리자의 위치에서 책임감을 느끼며, 기존 관리자처럼 수직적 직급체계의 대우를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베이비붐세대는 폭넓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개인보다 전체를 위하는 경향이 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하며 연공서열을 중시한다. 소통이 제일 어려운 세대는 Z세대로 인식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학교 구성원 전체가 아니라 행정직렬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학교경영이라는 관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 예를 들어, 관리자층인 베이비붐세대와 입직초기인 Z세대는 서로 소통을 어려워하는 세대로 인식되는데, 더 원활한 소통과 관계형성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서로 화합하는 학교, 비전과 목적을 지향하는 학교, 교육적 실천력을 높이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세대론을 살펴보고 적극적 세대공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세대맞춤형 인사관리, 민주적 조직문화, 세대간 유대 형성, 정책 및 업무공유 등을 챙겨 학교라는 조직이 존중과 배려의 성장공동체로 거듭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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