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역전(驛前)의 사나이랄까. 최근 전역한 군 장병들의 인증 샷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역 앞에 서서 대전역의 ‘대’를 머리로 가리고 ‘전역’이란 명칭만 카메라 화면에 나오게 기념촬영을 한 것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소개되어 퍼지면서 전역 장병 및 말년 휴가를 나온 군인들이 들러야 하는 ‘전역 명소’로 대전역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대전의 중심은 대전역이다. 1905년 경부선 개통으로 주거, 상업, 행정 기능들이 대전역 인근으로 집중되면서 지금의 인구 150만 광역시로 발전할 수 있는 모태가 되었다. 또한 1914년 호남선 개통으로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이 된 대전역은 우리나라 물류 이동과 경제·교통의 중심이 됐고 대전역을 중심으로 중앙로가 형성, 충남도청이 들어섰으며 1980년대 후반 대전역이 속한 동구의 인구는 35만 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 둔산 신도시 개발로 공공기관, 상업시설, 각종 업무시설 등이 이전·신설되면서 동서 격차와 도심 슬럼화 현상이 가속됐다.

 2021년은 동구가 현재 이러한 상황에 대한 역전(逆轉)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해이다. 1990년대 이후 펼쳐진 전반전의 열세를 딛고 대전 역세권개발을 계기로 동구 부흥의 신화를 다시 쓰게 될 후반전 밑그림은 이미 그려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10일 대전 동구 역세권 구역과 중구 선화구역을 ‘도심융합 특구’로 지정했다. 도심융합 특구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처럼 기업 활동 여건이 우수한 전국 대도시 도심에 개발과 기업지원 인프라를 복합적으로 구축해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전역세권은 지식산업·철도산업 등 지역특화산업이 중심이 되는 혁신확산공간으로, 선화 구역은 공공부지와 빈집을 활용해 창업공간으로, 두 구역을 연결하는 중앙로 지역은 창업기업이 성장하는 성장엔진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는 ‘대전형 뉴딜’의 거점으로 한국판 지역 균형 뉴딜을 선도할 전망이다.

 그리고 대전역세권 재정비촉진사업이 최근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사업 추진의 동력을 확보했다. 이 사업은 원동~대동~성남동~삼성사거리 등 대전역 일원 약 92만 3065㎡ 부지에 2025년까지 국비 918억원, 시비 1464억원, 민간 927억원 등 4155억원을 들여 도로 68개 노선, 공원 8곳, 주차장 2곳을 조성하는 것이다. 중앙1·삼성4구역 재개발 사업 추진과 대전역 북쪽의 주거복지와 도시재생을 결합한 쪽방촌 공공주택 건립 및 대전역세권지구 혁신도시 조성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돼 대전역세권은 새로운 경제중심지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역세권 복합2구역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과 혁신도시 지정에 이어 도심융합 특구 선정의 쾌거를 이뤄낸 대전역세권은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메카이자 국가 균형 발전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다.

 좋은 날만 계속되지 않고, 힘든 날이 영원히 반복되는 것도 아니다. 아직 남은 날이 많다. 우리 동구는 날마다 작은 역전(逆轉)들을 차곡차곡 쌓아왔으니 이제는 대전역(大田驛)의 ‘대역전(大逆轉)’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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