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벼랑 끝 지방대, 벚꽃은 필까
上. 학령인구 감소로 직격탄 맞은 충청권 대학
中. 내달로 다가온 대학평가, 지방대 옥죄나
下. 탈출구 마련 시급한 위기의 대학
학령인구 데드크로스 현실화
지역대학 무더기 미충원 발생
국립대마저 결원… 위기 체감↑
수도권대학 쏠림현상도 한몫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로 신입생 모집 미달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방대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2021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43만명으로 대학 입학정원인 49만명보다 크게 모자라면서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속설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우려처럼 지방대의 상황은 처참하다. 입학자원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예측마저 나오면서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도 어렵다. 이제는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선 대학의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넘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본보는 위기의 지방대의 현실과 미래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대전·충남·북지역 대학가에서 2017 학위수여식이 속속 열리고 있다. 졸업식장에는 학사모를 쓴 졸업생의 발길이 이어지고, 대학 문턱을 나서는 졸업생들에게 축하하는 꽃다발도 분주하게 오갔다. 그러나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 학생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도 앞으로가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대학생활을 즐겼을 때와 달리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삶을 이어나갈지에 대한 걱정도 뒤따르게 된다. 22일 대전의 한 대학교 학위수여식장에 참석한 한 졸업생이 객석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 대전·충남·북지역 대학가에서 2017 학위수여식이 속속 열리고 있다. 졸업식장에는 학사모를 쓴 졸업생의 발길이 이어지고, 대학 문턱을 나서는 졸업생들에게 축하하는 꽃다발도 분주하게 오갔다. 그러나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 학생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도 앞으로가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대학생활을 즐겼을 때와 달리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삶을 이어나갈지에 대한 걱정도 뒤따르게 된다. 22일 대전의 한 대학교 학위수여식장에 참석한 한 졸업생이 객석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충청투데이 DB

지방 대학들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2021학년도 입시결과 지역 대학들의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15일 지역대학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시·정시를 거쳐 추가 모집·N차 모집을 실시했지만 신입생을 대거 채우지 못했다.

대학의 정원미달은 인재 유치와 대학 경쟁력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아가 등록금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학교 회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대학 정원 확보는 필수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4년제 지방 사립대학들은 지원인원이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해 무더기 미충원 사태가 발생했다.

대전대는 2016명 모집에 1831명이 등록해 등록률 90.82%로 나타났다.

한남대는 2715명 모집에 2677명이 등록하면서 98.6%를, 우송대는 2013명 모집에 2002명(99.5%)으로 집계됐다.

배재대는 모집정원 2048명 중 1810명이 등록해 88.3%를 기록했으며 목원대도 1825명 모집에 1617명 등록하면서 수백 명의 정원미달이 발생했다.

중부대는 1945명 모집에 206명이 미달돼 등록률 89.4%로, 호서대는 총 2887명 모집에 2796명(96.8%)이 등록했다.

국립대도 100% 충원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다.

충남대와 한밭대는 등록률 각각 99.5%, 99.57%를 기록해 100%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전남대·경북대 등 매년 등록률 99%대를 기록하던 지방거점국립대에서도 결원이 발생하면서 벚꽃 도미노가 현실화한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는 학령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본격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학입학 정원은 49만여명인데 2021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43만여명에 그치면서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수시모집에서는 미등록·미충족이 발생하면서 이월인원이 늘어났다.

이는 정시모집 인원 확대와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추가모집에서도 적정인원을 채우지 못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지방대학의 이월인원은 올해 3만 2330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 512명 늘어났다.

앞서 2021학년도 정시 경쟁률에선 △한밭대 2.74대 1 △한남대 2.82대 1 △목원대 2.12대 1 △배재대 1.54대 1 등으로 경쟁률 3대 1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시 지원자가 가·나·다군에서 1곳씩 3번 지원할 수 있는 만큼 경쟁률이 3대 1 미만을 나타내면 ‘미달’로 간주하고 있다.

이외에도 입학자원과 우수인재가 수도권 대학으로 향하는 수도권 쏠림 현상도 한몫하고 있다.

대규모 미달사태가 나타나자 지역대학들의 체감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지역대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들이 자구책으로 등록금 지원, 물품 공세까지 펼쳤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현상 앞에 지방대는 속수무책이었다”며 “학생 유출로 인한 대학의 위기는 결국 지역 경쟁력 약화와 경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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