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아동옹호센터장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던 지난 한 해를 뒤로하고 공원의 매화꽃이 활짝 펴 봄의 길목을 열어주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연말 코로나19(이하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원격수업에 들어갔다. 바로 두 달 여의 방학으로 이어졌고 몇 달간 집안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은 3월이 돼 그 사이 한 학년씩 올라가거나 초·중·고교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아이들의 새 학기는 덩달아 양육을 맡고 있는 부모들의 아침 풍경도 바꿔 놓았다. 기상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깨워야 하고 아침밥을 차리고 준비물을 챙겨 학교에 늦지 않게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새로운 일을 받아들여야 하는 도전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새 학기는 아이든 부모든 잘 해내고 싶고 잘 해내야 하는 일이기에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설레임도 있다.

아이가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 전에는 없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설레고 기쁘지만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적응 장애를 ‘새 학기 증후군’이라고 한다. ‘새 학기 증후군’은 첫째,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둘째, 말로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불편함이 친구를 때리는 공격성으로 나타난다. 셋째, 투정이 심해져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으로 퇴행하기도 한다. 넷째, 학교에서의 불안증세로 용변을 실수한다거나 심하면 등교 거부를 하게 되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이가 별다른 질환 없이 자꾸 복통 증상을 호소한다면 어떤 간식을 먹는지 살펴보고 청량음료나 과자 등 영양이 적으면서 당도만 높은 음식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튀긴 음식, 찬 음료, 아이스크림 등 소화에 지장을 주는 음식도 제한해야 한다. 식사는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따뜻하게 먹도록 해야 하며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요인이 있는지 살펴보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모든 아이들이 순조롭게 낯선 환경에 적응하진 않기에 아이들의 개별적 특성이나 애착관계 그리고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서 적응 기간이 달라질 수도 있고 부적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새 학기 3월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가장 큰 시기이기에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아이에게 심어주고 아이의 학교생활과 행동 하나 하나를 살피고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또 적응기를 가져 새로운 환경과 공부를 강요하지 말고 아이를 칭찬해 주고 실수와 자잘한 문제를 견디고 극복할 수 있도록 옆에서 기다려 주는 등 부모는 자녀에게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 믿음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희망이 샘솟는 계절에 꽃 같은 어린이들이 새 학기에 잘 적응해 등굣길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길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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