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아직도 학교 안 책상에 앉는 꿈을 꾼다. 난 어느덧 교복을 입은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가있다. 그러나 이건 '악몽'이다. 그 시절 가장 슬펐던 일을 다시 겪는다. 어려진 만큼 좋은 일이 일어나면 참 좋을 거다. 하지만 꿈은 늘 바람과 다르게 흘러간다. 좋았던 추억도 많은데 꼭 상처로 남았던 일이 재연된다. 꿈을 깨며 다시 한번 느낀다. 잊고 산 줄 알았는데 잊지 못했다. 지워진 줄 알았는데 여전하다. 어렸을 때 일로 치부하기엔 어렸기에 더 상처가 컸다.

☞체육계도 난리다. 처음은 배구 선수들이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공을 던졌다. 이 자매는 그야말로 체육계 '슈퍼스타'였다. 경기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활약했다. SNS 팔로워 수도 참 많았다. 그들은 학창 시절 폭력·위협·갈취 등을 일삼았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계속 나왔다. 그리고 여전한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잘못을 인정한 이 자매는 소속팀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국가대표 자격도 박탈됐다. 남자 배구 선수 송명근·심경섭·박상하도 마찬가지다. 배구뿐만이 아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선수도 학폭 의혹이 불거졌다. 유명 축구 선수도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다. 체육계 군기 문화의 폐해일까. 선수들이 구슬땀 대신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연예계도 난리다. 이곳에선 트로트 가수 진달래가 포문을 열었다. 결국 학폭을 인정한 뒤 출연 중이던 미스트롯 2에서 하차했다. 가수뿐만이 아니다. 신예 배우들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조병규·박혜수·김동희에 대한 폭로글은 연신 이어지고 있다. 아이돌인 아이들 수진·세븐틴 민규 등도 마찬가지다. 피해자들이 릴레이처럼 등장한다. 참았던 게 터진 느낌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거나 침묵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아마 퇴출이다. 연예인은 이미지로 먹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계해야 한다. 학폭 의혹들은 대부분 오래전 일이라 증거가 없다. 그래서 '졸업앨범'만이 증거가 되기도 한다. 그 연예인과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인증 수단인 셈이다. 여기엔 이렇게라도 밝히고 싶은 피해자의 간절함이 담겼다. 하지만 문제는 누군가 악용한다는 거다. 졸업앨범 사진을 구해와서 루머를 만든다. 자신이 싫어하는 연예인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다. 소셜 미디어로 소설을 만드는 셈이다. 이는 폭로의 방향성을 잃게 한다. 신빙성을 깎는다. '진짜' 피해자도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그래서 모든 의혹을 무분별하게 추종해선 안된다. 진짜 가해자만이 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학폭 가해자는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한다. 누군가를 고통에 살게 하고 잘 살아선 안된다. 많은 사랑을 받는 유명인이 되는 건 더 용납이 안된다. 혹 개과천선했을지라도 '용서 구하기'가 먼저다. 물론 대중이 아닌 피해자들에게 말이다. 김윤주 편집팀장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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