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중앙회·승강기안전公·주택도시보증公, 혜택받고 2-4생활권 소유
본부 청사·지원센터 착공 깜깜 무소식… “상권 활성화 위해 서둘러야”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평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세종시 상업용지를 평당 단돈 300여만원에 사들인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싼 값에 세종의 명동으로 불리는 2-4생활권(나성동) 중심상업지구 용지 소유권을 거머쥐는 특급혜택을 누린 뒤, 본부 청사 및 지원센터 착공 등 세종시 이전작업에 속도를 올리지 못하면서 논란을 생산하고 있다.

아파트 특별공급(이전기관 종사자) 분양권을 취득한 소속 직원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이전용지가 여전히 빈터로 남아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행복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본부는 지난 2018년 2-4생활권 미매각 상업용지 매각을 전면보류하는 쪽으로 도시계획 방향을 급선회 했다. '즉시 매각'이 아닌 매각 '보류' 기간을 두겠다는 얘기다. 공실률 증가 등 무분별한 상업시설 배치에 따른 부작용을 인지하면서다. 전면보류 대상은 2-4생활권 47개 필지 15만㎡(4만 5000평) 중심상업용지다.

이 과정, 행복도시(동지역) 토지 공급주체인 LH는 대기업, 공공기관, 국제기구 등 행복도시 투자유치를 타깃으로 한 상업기능 용지의 공공용지 전환을 선언했다.

무엇보다 미매각 상업용지 4개 필지를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 몫으로 돌려주는 지구단위계획 수정안을 제시한 게 주목을 끌었다. LH는 공공기관의 세종시 이전 유인책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까지 보탰다.

당시 LH 세종본부 토지판매부 관계자는 "미래수요 및 인근 상업용지 공실률 예상 등에 따른 상업용지 공급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다. 향후 추이를 본 뒤 신중하게 매각하자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일단 매각을 보류한 상태"라면서 "매출손실을 감수하고, 4개필지를 공공기관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행복도시 활성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특정 공공기관에게 세종시 중심상업지구 2-4생활권 상업용지를 거머쥘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다.

이후 주택보증공사(HUG)는 조성원가로 상업용지 1개 필지를 취득했다. 서울 DR센터를 이전하는 동시에 직원 연수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짓는 게 목적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본부 청사 건립을 목표로, 지난 2019년 상업용지 취득에 성공했다.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을 통해 아파트 분양권을 거머진 소속직원은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강기안전공단 역시 세종지사 설립을 목적으로 상업용지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평당 3000만원 가치의 2-4생활권 중심상업지구 상업용지를 조성원가 수준인 평당 280만원 수준으로 공급받는 특급혜택을 누린 셈이다. 소속 직원들은 1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 특별공급(이전 기관 종사자) 헤택도 받았다.

그러나 여기까지. 첫삽 조차 뜨지 못한채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게 불편한 진실로 꼽힌다. 최근엔 계약조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이전용지를 아예 환수해야한다는 목소리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상권활성활를 위해서라도 착공을 서둘러야한다. 행복청 등 감독기관의 점검이 필요하다. 최악의 경우 환수조치도 검토해야한다"고 했다.

신용보증재단 중앙회 관계자는 “용지매입과 함께 세종시 이전준비에 1년여 간 설계를 마무리하고, 현재 착공준비가 한창이다. 오는 5월 쯤 첫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종=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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