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4세… 한 평생 인권 보호
은신처·영치금 등 제공… 위로
민중교회 설립해 구심점 역할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전·충남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대부 우야(牛野) 유영소 목사가 14일 오전 4시 57분경 만 94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에 따르면 1926년 5월 6일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유 목사는 한 평생 민중들과 함께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청년 시절 경찰로 근무하던 그는 한신대학교에서 목회자 과정을 밟은 뒤 1961년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가 됐다.
이후 그는 1960년대에 농어촌교회 부흥에 힘을 실었고 1970년대에는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 회원으로 인권 선교를 위해 나섰으며 1980~1990년대에는 민중·민주 선교에 일생을 바쳤다.
특히 유 목사는 1970년대 들어 박정희 정권에 저항하다 투옥 또는 탄압받는 학생과 정치인, 노동자 등의 인권보호에 앞장섰다.
천안에선 경찰과 중앙정보부를 피해 도망하는 이들에게 교회를 은신처로 제공했고 투옥된 이들에게는 책과 영치금을 넣어주고 직접 면회를 가서 기도로 위로했다.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이 시작되던 시점엔 민주화운동의 불모지인 대전에 민중교회를 설립했다.
그 해 5·18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10민주항쟁 당시 유 목사와 민중교회는 민주화운동의 구심점이자 성지가 됐다.
또 유 목사는 지역 대학생들의 민주화운동을 적극 후원했으며 민중교회에서 숙식은 물론 집회시위에 필요한 각종 도구들을 만들 수 있는 장소를 제공했다.
군사독재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문익환, 문동환, 함석헌 등과 같은 재야인사들을 초청, 시국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유 목사는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경찰, 안기부, 보안대로 끌려가 협박과 고문, 수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도 “나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할 뿐이다”며 굴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부인이 병을 얻고 자녀들도 투옥되거나 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이러한 고초에도 ‘당연히 짊어져야 할 고난의 십자가’라고 고백한 그는 마지막 유언으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두 마디를 세상에 남겼다.
유 목사의 장례는 한국기독교장로회 대전광역노회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식장은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특201호실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7시 40분, 장지는 충북 괴산 호국원이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