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맞아 모처럼 활기 불구
물가상승·집합금지 등 영향
매출 지난해보다 큰 폭 감소
재해로 과일·야채값도 폭등

▲ 설 연휴를 앞둔 9일 육거리종합시장이 설날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5인 이상 집합금지 여파로 실제 매출은 하락했다고 시장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설 연휴를 이틀 앞둔 9일,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은 코로나19 상황에도 그나마 대목을 맞아 활기를 보였다. 그러나 실상 시장상인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고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속에 보낸 지난해 추석보다도 올해 설매출이 더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거리시장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설 명절 장을 보기 위해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장상인들은 “어제부터 설날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려고 오는 손님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오랜만에 시장에 활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30분 뒤에는 과일, 생선, 육류 등을 파는 상점에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반대로 의류 등 공산품을 파는 매장은 2~3곳만 가게를 열었을 뿐 대부분 문을 닫고 있었다.

설 명절 대목으로 사람들이 시장을 찾고있지만 매출은 예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장상인들은 매출감소의 요인을 5인 이상 집합금지로 꼽았다. 또 물가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도 한 몫했다고 이야기했다.

17년 동안 육거리시장에서 ‘부침전’집을 운영하는 A(69·여) 씨는 “지난해 설날과 비교해보면 30~40%정도 매출이 감소한 것 같다”며 “오늘부터 본격적인 명절 장보기 시작이라 손님들이 늘 거라고 생각하는 데 아직 마수(개시)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B씨는 “매출이 정확하게 얼마나 줄었다고 이야기하진 못하겠지만 줄긴 많이 줄었다”며 “예전에는 넉넉하게 고기를 사 갔는데 좀처럼 크게 지갑을 여는 손님이 없다”고 덧붙였다.

청과상점을 찾은 시민들은 높은 과일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과일상점 주인 C(58·여) 씨는 “긴 장마, 태풍, 냉해 등 자연재해로 과일가격이 1.5~2배 가까이 올랐다”며 “예전에 사과 5㎏ 한박스가 4~5만원 했다면 지금 7만원쯤 하고 손님들이 비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시장은 찾은 시민은 포장된 고기를 절반으로 잘라달라던지 야채 묶음 양을 줄여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시민 D(67·여)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5인 이상 모이지 말라고 권고하니깐 걱정돼서 올해는 자식들을 오지 말라고 했다”며 “예전에는 자식이 갈때 포장해 줄 것까지 넉넉하게 사서 30~40만원씩 장을 봤는데 올해는 15만원 정도로 다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도 “설날이라고 하면 세배나 주변에서 인사를 올 것까지 생각해서 넉넉하게 장을 봤는데 올해는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조금만 음식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육거리종합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설을 맞이해서 고객들이 많이 오고 있고 소매는 줄었으나 선물세트는 많이 나가는 편”이라며 “상점 중 먹거리 상점은 유지가 되는데 공산품 판매점에 타격이 심하고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묶여 전체적으로 매출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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