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지원·인공지능센터 등 관건은 2022년 국비 확보
전문인력 없이는 사상누각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신축년 새해 충북 오창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중심축으로 한 신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기초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를 접목한 활용지원센터,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센터, 소재·부품·장비 테스트베드 구축, 국제관 건립 등이 혁신클러스터의 1차 밑그림이다. 충북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혁신클러스터에 최적합한 신규사업을 발굴하기 위함이다. 한편으로는 방사광가속기 구축·운영·활용 전문인력 양성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신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의 첫 관문은 2022년 정부예산 확보이다. 즉 1조원 규모의 방사광가속기를 축으로 삼은 혁신클러스터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국비지원을 통해 접목할 수 있는 활용지원센터 등 여러 사업을 방사광가속기 주위에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도와 국회 과기정통위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청주 청원)은 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모델로 삼고 있다.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서는 오창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를 축으로 첨단산업, 기초산업을 연결하는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해 충북발전의 '거대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앞서 TSMC는 방사광가속기를 거점으로 협력업체와 연구소 등의 집적화를 이뤄 세계 최대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변 의원은 연말 충청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방사광가속기 그 자체만 건설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충북지역과 첨단산업, 기초산업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도는 신산업 클러스터 조성 1단계로 방사광가속기 활용지원센터,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센터, 테스트베드 구축, 국제관 건립 등을 꼽으며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를 위한 논리개발과 객관적 총사업비 추산 등에 주력하고 있다.

활용지원센터는 기업과 방사광가속기 전문인력 등의 공간 마련을 목적으로, D·N·A센터는 고부가가치 연구데이터의 효과적 저장 및 활용방안 모색을 위해 각각 추진된다. 테스트베드 구축은 소재·부품·장비산업의 해외 의존구조 극복 및 미래유망분야 핵심원천 신기술 확보와 직결된 시설이다. 국제관 건립은 국내·외 기술자·과학자·연구생 등의 숙박·휴식 공간과 국제회의장, 연구 공간을 결합해 구상됐다. 과학기술인들의 정주여건 마련을 위한 사이언스 빌리지 조성사업이 궤를 같이하고 있다. 각종 사업 구상안의 테두리는 그려져 있는 것이다. 충북도와 지역 정치권은 "관건은 사업비 확보"라며 "2022년 정부예산안 확보가 혁신클러스터 조성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충북도는 방사광가속기 구축·운영·활용 전문인력 양성 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KBSI에 따르면 방사광가속기 운영 인력은 구축 이후 운영 1차년도(2028년) 시점에 연구인력 120명과 행정인력 30명 등 153명, 2038년 233명, 2048년 295명이 필요하다. 한 관계자는 "결국 인력이 가속기를 구축·운영·활용하는 게 아니냐"며 "아무리 우수한 시설을 갖고 있어도 인력의 선순환 구조 확립이 없으면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KBSI, 고려대 세종캠퍼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찾고 있다.

충북연구원, KBSI의 설문조사(18일 종료)도 진행 중이다. 방사광가속기 활용 가능성이 높은 기관·기업 약 200곳을 대상으로 사용자 눈높이에서 혁신클러스터에 포함해야 할 신규사업을 찾겠다는 것이다. 충북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혁신클러스터의 방향성을 잡는 단계인 만큼 사용자의 획기적인 구상안을 제시하면 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난관도 있다. 토지보상 문제로 일부 주민들이 방사광가속기 유치 이후 땅값이 올랐다며 비협조모드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방사광가속기는 청주시 오창읍 후기리 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내 54만㎡(기본부지 28만㎡, 초과부지 26㎡)에 짓는다. 충북도는 6월까지는 토지보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변인순 충북도 방사광가속기 추진지원단 기획조정과장은 "지난해 방사광가속기 유치 당시 모든 도민들이 열의를 갖고 힘을 모았다"면서 "혁신클러스터 조성 역시 도민들의 응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