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괄점검단 "기간 내 목표 달성 불가"
고에너지가속장치 성능 확보 불확실
저에너지가속장치 병행 추진도 문제
사업 기간·예산 추가돼도 완공 막막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건설 구축사업(이하 가속기사업)이 사실상 실패로 전락하고 있다. 사업기간과 예산이 추가돼도 핵심 주요장치의 성능 확보 시점이 불확실하다고 결론 내려지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2일 가속기사업 총괄점검단은 6개월여간의 점검 끝에 가속기사업이 사업기간 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어 장치 구축 일정 및 사업 추진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특히 고에너지가속장치(이하 SCL2)에 대한 성능 확보, 제작 설치·일정 등 사업기간 예측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SCL2에 들어가는 전체 가속관 213기 중 현재 5기의 시제품만 완성된 상태인데 이중 성능이 확보된 것은 1기뿐이다. 당초 본 제품 제작, 설치를 오는 9월로 계획했지만, 아직 시제품 제작도 완료되지 않은 실정이다. SCL2와 병행 추진돼야 할 저에너지가속장치(이하 SCL3) 역시 성능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또한 본 제품 제작 공급 물량, 성능시험 등 리스크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됐다.
중이온가속기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중이온가속기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해외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자문에서도 가속기사업의 부실한 사업관리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일단 현장 실사가 아닌 문서를 통한 자문에 한계가 있었음을 밝히며, 기술적 불확실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사업관리 실패가 지목되기도 했다. 국내외 자문위원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고 기술적 전문성과 대형사업 관리경험 등 리스크 관리가 취약하다는 것.
 
또 연구원 위주의 인적 구성으로 가속기 구축에 필요한 분야별 제작, 설치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미흡한 문제해결 능력의 이유가 됐다. 무엇보다 10년이 넘은 기간 동안 단일사업, 단일과제로 운영돼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추진됐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가속기사업단은 대안 두 가지를 제시했다. 1안은 가속기사업을 사실상 올해 종료하고 미구축된 부분은 개별단위로 쪼개 단계적으로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2안은 사업기간을 2025년으로 4년 더 연장하고 총사업비 역시 1444억원 증액해 단계 구분 없이 계속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점검결과를 토대로 내달 사업추진위원회를 소집해 심의·의결 등 절차를 거쳐 연내 사업 기본계획을 변경(4차)할 방침이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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