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요지연도'.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이 요지연도·신선도·수군조련도 등 병풍 3점을 공개했다. 2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 궁중회화의 진가를 고스란히 담은 ‘요지연도’를 포함한 병풍 세 점을 전시되고 있다.

요지연도는 중국 고대 전설 속 서왕모가 신선들의 연못인 요지에 주나라 목왕을 초대해 연회를 베푸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번에 공개하는 요지연도는 이 중 비교적 고식(古式)에 속하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요지연도의 공통된 특징은 서왕모와 목왕 앞자리에 잔치상이 놓인다는 점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요지연도는 찬탁 대신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시녀들을 배치해 연회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이번 작품은 미국의 개인이 소장하던 작품으로 소장자의 부친이 50여년 전 주한미군으로 근무할 당시 구입해 미국에 가져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국내 한 경매사를 통해 다시 구입한 후 국립고궁박물관에 이관했다.

가로 넓이가 무려 5m에 이르며 조선후기 왕실 병풍의 위용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한편 지금까지 알려진 요지연도 중 대표적인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신선도’와 ‘수군조련도’도 함께 선보인다.

근대기에 제작된 신선도 12폭 병풍은 화폭마다 중국 고사(故事)에 등장하는 길상적인 의미를 지닌 신선들이 묘사된 작품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그려진 신선도는 궁중과 민간에서 복을 기원하고 무병장수의 소망을 담은 장식화다.

먹의 번짐 효과를 극대화한 발묵법으로 그린 근대기 도석인물화의 특징을 보인다. 조선후기 궁중 신선도의 시기적 변화도 감상할 수 있다.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에서 선보이지 못한 수군조련도도 전시된다.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대규모 해상 전투에 대비한 훈련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통영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세우고 봄과 가을에 합동 해상 훈련을 개최했다. 수군조련도는 이때 통영으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삼도 수군이 모두 모여 훈련하는 모습을 기록한 그림이다.

그림을 통해 조선 후기 해상 전투를 위한 배의 모습과 수군의 배치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19세기 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이 새롭게 단장한 궁중서화실에서 일상의 생기를 조금이나마 되찾길 바란다”며 “아울러 앞으로도 상설전시실 개편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더욱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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