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에 비해 느슨한 규제 원인
외국인 충청권 거래 1483건 전년比 310건 증가… 거래비중 충남 제일 높아
수도권 비해 저렴하고 접근성 좋은 천안·아산 투자 많아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지난해 충청권에서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 거래는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일각에선 국내 부동산 규제로 내국인의 매수가 막힌 틈을 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외국인의 투기성 거래가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외국인의 건축물(단독·다세대·아파트·상업용 오피스텔 포함) 거래는 2만 1048건으로, 전년보다 18.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원이 2006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규모다. 최근 2~3년 새 국내 집값이 단기 급등하면서 외국인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충청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충청권 외국인 건축물 거래량은 총 1483건(대전 215건·세종 68건·충북 384건·충남 816건)으로 전년도 1173건(대전 217건·세종 41건·충북 326건·충남 589건)보다 310건 늘었다. 충청권에서 외국인 거래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충남지역으로 조사됐는데, 천안(325건)과 아산(236건)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는 수도권에 집중됐지만 수도권을 제외하고선 충남 천안과 아산지역에서 외국인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외국인도 국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수도권에 비해 저렴하고 위치나 접근성이 좋은 천안·아산지역을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거래 비중이 증가한 이유로는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경우 자국 또는 글로벌 은행을 이용해 국내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LTV·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현재 국내는 각종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등이 제한돼 있지만 외국인은 비교적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 안정과 외국인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용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은 “자칫하다간 충청권도 제주도 사례와 같이 외국인 투기세력의 영향으로 땅값만 올리고 떠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투자가치가 높은 국내 주택시장이 외국인에겐 기회의 땅으로 인식될 수 있도 있어, 이들의 부동산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규제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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