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재벌 마이크로 소프트는 미국 서북부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시아틀에는 세계 최대의 항공사 보잉이 있어 더욱 유명하다.

日本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50년을 파업 한 번 없는 도요타는 일본의 수도 도쿄에 있는 게 아니라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다.

도요타는 강성노조로 몸살을 앓는 한국의 현대 자동차를 멀치감치 따돌리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을 점유하면서 지역경제에도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그래서 원래 도시 이름 '고모로'를 아예 '도요타'로 개명해 버렸다.

한 회사의 이름이 도시의 이름으로 돼버린 것이다. 도요타 시민들은 그들 속에 호흡하고 있는 도요타를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에는 100대 기업의 본사 가운데 90%가 서울에 있다. 지방에 있는 것은 10%에 불과한데 그나마 울산과 포항이 차지하고 대전ㆍ충남북에는 하나도 없다. 100대 기업이 내는 세금은 우리나라 전체 조세의 83%가 되니까 그 경제적 파워는 막강하다.

지난 주 대전 CEO 아카데미 포럼이 있었다. 이 포럼은 오랫동안 이지역 기업인들의 지적인 욕구를 충족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포럼을 이끌고 있는 한 인사는 "우리의 꿈은 이 지역에 1조원 매출의 기업을 5개, 5000억 매출 20개를 갖는 것이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대전공업단지에 있는 한라공조가 대전·충남에서 유일하게 1조원대 매출 기업으로 알려 졌다. 한라공조는 잘 알려진대로 미국자본이 압권을 이루는 기업이다.

지난 20일 대전의 계룡건설 그룹이 창립 37주년을 맞았다. 창립 행사는 조용히 치뤘지만 그 속에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 있었다. 지난해 그룹 수주 목표 1조 2000억원, 실적 1조 2150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유일한 향토기업으로서 1조원대 돌파를 선언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제2, 제3… 이렇게 계속 우리 지역의 기업이 1조원 시대의 벽을 뛰어 넘게 되길 모두가 바래야 한다.

이인구(李麟求) 계룡그룹 명예회장은 1조원 시대를 위해 투명경영과 무차입 경영, 그리고 세계시장진입을 선언했다. 그렇게 해서 올해에 20위권의 건설사를 10위권에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특히 향토기업으로 더 비약하기 위해 '향토기업의 틀'을 벗어 던지겠다고도 했다. 사실 도요타가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으면서 향토기업으로 안주했다면 오늘의 도요타는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세계시장을 석권함으로써 향토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제공하게된 것이 아닐까? 미국의 보잉사나 벡텔건설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벡텔건설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면서도 세계 건설시장을 누비고 있다. 세계의 굵직한 발전소, 항만, 비행장, 거의 손 안대는 것이 없고 월남전, 이라크전 등 전후 복구사업에는 어김 없이 벡텔이 있다.

만약 벡텔사가 샌프란시스코의 다리나 놓고 아파트공사에 재미를 보며 안주하는 향토기업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계룡도 세계시장을 위해 명예회장 자신이 희수(喜壽)의 나이에도 직접 뛰고 있고 이미 러시아와 중국에 일부 진출해 있지만 '향토 기업의 틀'을 벗어 던지기 위해서는 더욱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제 우리 지역사회역시 돈 벌면 대전을 떠야 한다는 과거의 속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더 많은 '1조원 향토기업'의 출현을 위해 애정과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지역경제의 에너지를 창출하는 것이고 지역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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