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특단의 공급방안을 공언했지만 수도권 위주의 공급이 예상되면서 지방 소외감만 더 커지고 있다. 
충청권에선 대전과 세종이 수도권 못지않게 집값 상승과 전세난을 겪고 있지만 정부의 공급 대책은 수도권에만 편중됐다는 지적이다.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공급을 늘림으로써 공급이 부족하다는 국민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겠다”며 설 이전에 발표될 25번째 부동산 대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공공부문 참여를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동시에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재개발을 하겠다"며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의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 부동산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공급 방향을 밝혔다.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게 이번 25번째 부동산 대책의 핵심으로 요약된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주택공급 방안이 수도권에만 한정되면서 지역 균형발전을 기치로 내세운 정부의 국정기조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지역 광역시도 과열된 집값 안정화를 위해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어 수도권만큼이나 주택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지난해 아파트 가격 상승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종시가 41.59%로 아파트 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그 뒤를 이어 대전 유성구가 21.39%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 공급 물량 확대를 담은 정부의 23번째 부동산대책에서도 △서울 신규택지 발굴을 통한 3만호 이상 신규 공급 △서울 중소규모 공공주택지구 용적률 평균 10%p 상향 △공공성 강화한 고밀도 재건축을 통한 5만호 추가 공급 등을 골자로 수도권 위주의 공급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부동산 정책을 두고 전문가들은 '백약이 무효'라고 하지만 지방은 처방조차 없다는 점에서 그 아쉬움이 더 커지고 있다.

서용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은 "지역 부동산 시장은 외지 세력이 올려놓은 집값을 지역민들이 떠받치고 있는 불안정한 상태로 정부 정책이 수도권에만 한정되다 보니 지역에선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추격매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과열을 겪는 지방에도 정부가 지속적인 공급 시그널을 줘야 이런 상승 심리가 한 풀 꺾이는 효과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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