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들, 육교 확약 받았다 주장… 사업비 절감 꼼수 등 성토
폭우로 파손돼 3개월만에 흉물… 유성구, 안전 등 이유로 철거 준비

▲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인근에 설치된 목교. 사진=송해창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속보>=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하 현대아울렛)이 설치한 나무로 만든 다리(목교)에 '꼼수'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자 4면 보도>

애초 현대아울렛 측이 지역민에게 육교 설치를 약속했으나 목교로 변경해 설치했다는 주장이 지역민들에게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지역사회에 따르면 현대아울렛은 2018년 매장 부지 인근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현대아울렛 임원진, 관평동 통장협의회장, 관평동·봉산동 주민 등 7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참석했던 복수의 지역민은 관평천 내 육교 설치를 건의했으며, 현대아울렛 측도 긍정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당시 여러 주민이 현대아울렛에 육교 설치를 요구했다. 나도 발언권을 얻어 요구한 사람 중 하나"라며 "현대아울렛은 '적극 검토하겠다' 등으로 대답했다. 주민들이 재차 요구하자 (현대아울렛은) '육교를 짓겠다'고 확약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해 6월 현대아울렛이 개장했으나 관평천에는 육교가 아닌 목교가 설치됐다.

지역에서 '사업비 절감을 위한 꼼수', '지역민 농단' 등 강한 성토가 나오는 대목이다.

관평동의 한 주민은 "주민 사이에서는 현대아울렛이 육교를 지어준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기대가 컸으나 결국 설치된 건 작은 목교였다"며 "사업비 절감을 위한 꼼수가 아닌지 의심된다. 지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구에 따르면 목교 설치비용은 1억 1000만원, 육교 설치비용은 10억원으로 추정된다.

목교는 설치된 지 몇 달 안 된 지난해 7월 폭우로 일부 파손됐다.

이후 출입구가 막힌 채 5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주민이 사용한 기간은 3개월 남짓이다.

봉산동의 한 주민은 "지난해 장마 당시 유독 그 다리만 파손됐다. 애초에 부실하게 지은 것 아니냐"며 "통행 안 되는 다리는 흉물일 뿐이다. 지역 내 원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일반 시민이 작은 물건 하나를 거리에 설치해도 행정기관이 찾아와 철거를 요구하거나 과태료를 물린다"라며 "이렇게 부실한 다리를 만들도록 그냥 지켜본 유성구의 태도도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유성구는 주민 안전 확보,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목교 철거를 준비 중이다.

한편 충청투데이는 주민 간담회, 목교 설치 경위, 향후 계획 등 현대아울렛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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