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장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50% 달성’ 계획에 “선심성 공약” 지적 이어져
만 3~5세 수용가능한 대형시설 경쟁 여전히 치열… 보육환경에 맞는 정책 필요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이춘희 세종시장의 핵심 보육공약인 ‘국공립 어린이집 50% 달성’ 계획이 ‘선심성 공약’으로 전락했다.

단순한 수치 싸움에 매몰 돼, 영유아 보육환경의 본질을 꿰뚫지 못했다는 것. 학부모들은 양질의 보육환경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차별적인 국공립 전환은 민간 보육시장의 질서를 훼손하고, 이용자의 체감도가 극히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세종시는 당초 2022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침찬 계획을 가졌다. 하지만 세종시 전체 어린이집의 절반을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맞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벽에 가로 막혀, 공약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50%에서, ‘공공보육’ 이용률 50%로 수정한 것. 공공보육의 개념은 국가에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회복지법인, 법인단체, 직장어린이집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이춘희 세종시장의 최초 공약인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 50% 달성 계획이 무산됐다는 점을 방증한다.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세종시의 전체 어린이집 중 절반을 국공립으로 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현실성이 없었다”면서 “이는 선심성 공약이었으며, 지금부터라도 세종시 영유아 보육환경에 맞는 계획이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세종시의 어린이집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관내 어린이집은 총 350곳이다. 유형별로는 국공립 75곳, 사회복지법인 9곳, 법인단체 4곳, 민간 92곳, 가정 155곳, 직장 어린이집 15곳 등이다.

세종시는 2021년 국공립 어린이집 28곳, 2022년 23곳을 확충해 공공보육 이용률을 지속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50% 달성의 한 차례 실패를 겪은 상황에서, 공공보육의 개념으로 범위를 확장시켜 또 다시 무리한 외형적 확장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사실 세종시 학부모들의 국공립 어린이집 선호도는 만 3~5세의 수용이 가능한 대형시설로 쏠린다.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자리잡은 국공립어린이집이 대상이다. 해당 어린이집의 대기순번은 많게는 400~500번에 달한다. 맞벌이 부부 중 자녀 2~3명은 둬야 경쟁구도에 뛰어들 수 있을 정도다.

세종시의 한 학부모는 “세종시가 국공립 어린이집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대형 규모의 어린이집에 입소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전했다.

세종시가 현재 추진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기존 아파트 관리동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것. 물론 관리동 어린이집이 국공립으로 전활 될 경우 회계의 투명성을 비롯해 보육환경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학부모들의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지난해 국공립 어린이집 충원률이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또한 민간 어린이집을 위축시키는 부정적 요인도 깔려 있다.

민간 어린이집의 한 관계자는 “민간 어린이집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국공립 확충 계획은 영유아 보육시장의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전했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평균 연령은 37.1세. 만 7세미만의 영유아 수는 2016년 2만 4353명, 2017년 2만 7793명, 2018년 6월 기준 2만 9569명 등으로 지속적 증가세다. 그만큼 영유아 보육환경이 중요시 되고 있다.

세종의 학부모들은 단순한 수치 달성은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춘희 시장의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50% 달성 계획이 무산된 만큼, 공공보육 이용률 50% 달성에 매몰되지 말고, 학부모들이 진정 원하는 시설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 3~5세 수용이 가능한 복컴 내 어린이집 수준의 대형시설을 건립하는 게 오히려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앞선다.

세종의 또 다른 한 학부모는 “만 3~5세를 둔 학부모들은 유치원에 비해 보육환경이 높은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세종시의 대형규모 국공립 어린이집이 확충될 경우 세종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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