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대전지역 공공문화시설들이 2021년 떠오른 새해와 함께 ‘위드 코로나’의 시작을 알리는 연중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는 여전히 일상 곳곳에 자리 잡고 있지만 진한 문화예술의 향취는 서로 간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온라인의 간극을 뛰어넘을 것이다.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통해 풍요와 함께하는 신축년을 보내길 바란다.

◆대전예술의전당 2021 그랜드시즌

상반기, 소규모·영상·온라인 공연 위주
하반기, 해외초청·자체제작 공연 중심
‘햄릿’ 등 지난해 취소된 연극 다시 올려
비대면 파일럿 프로젝트 ‘심야극장’ 선봬

대전예술의전당이 ‘2021 그랜드시즌’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관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예술인과 상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 새롭게 선보이는 특별기획 등 다양한 무대가 열릴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국내·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소규모 공연과 영상·온라인 공연을, 하반기에는 해외초청공연과 자체제작 공연을 중심으로 8개 분야, 총 69작품 100회 공연이 펼쳐진다.

리사이틀 시리즈

시즌 오프닝 공연으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2월에는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 3월에는 베이스의 신 ‘베이스 연광철’, 차가움과 따스함을 넘나드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5월 마지막 무대에 오른다.

오케스트라·합창

5월에는 지휘자 최수열과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연주한다. 11월에는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빈 필하모닉이 리카르도 무티의 지휘로 클래식 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예정이다.

오페라·발레·연극

지역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창작 오페라 ‘레테(The Lethe)’를 10월에 선보이며 김효근 작곡의 아트팝 창작 오페라 ‘안드로메다’ 전막 공연이 11월 무대에 오른다. 현존하는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볼쇼이발레단의 단원들이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그린 발레와 패션을 결합한 ‘MODANSE’도 10월 대전예당을 찾아온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유니버설발레단의 무대로 준비돼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취소됐던 3개의 연극 작품이 다시 관객을 찾는다. 1월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NT LIVE ‘햄릿’, 3월에는 소리꾼 이자람이 판소리로 들려주는 헤밍웨이의 역작 ‘노인과 바다’, 7월에는 신유청 연출의 화제작 ‘그을린 사랑’이 무대에 오른다. 매년 역량 있는 연출가와의 작업으로 주목받는 자체제작 연극은 8월, 마지막을 장식할 송년연극도 12월에 준비 중이다.

특별기획

비대면 공연 환경에 발맞춘 온라인 파일럿 프로젝트인 ‘심야극장’을 선보인다. 뮤지컬배우 카이의 진행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와 바리톤 이응광이 4월과 6월에 찾아온다. 또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과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도 준비된다. ‘피아졸라 플러스+’는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탱고밴드의 연주와 아르헨티나 탱고 댄서의 무대가 5월에, 6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의 연주로 피아졸라와 비발디의 사계를 한 무대에서 들을 수 있다. 11월에는 세계 탱고 대회에서 우승한 챔피언들과 유럽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콰르텟 탱고 스플렌의 연주로 탱고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페스티벌·시리즈

대표 지역예술축제 ‘스프링페스티벌’은 대전을 키워드로 5개의 작품을 선택했다.

숨은 진주 발굴 프로젝트 ‘모차르트 아벤트’를 시작으로 제29회 전국무용제 대통령상을 수상한 메타댄스프로젝트의 ‘Off Station Ⅱ’, 마당극패 우금치의 마당극 ‘적벽대전’, 아신아트컴퍼니의 연극 ‘신비한 요리집-백년국수’, 지역 시인들의 작품을 노래와 음악으로 풀어낸 ‘시와 노래가 있는 풍경’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4월 관객들과 만난다. 스테디셀러 ‘아침을 여는 클래식’이 연중 7회에 걸쳐 펼쳐지며 지역 신인 발굴 프로젝트를 확대해 지역 대학 재학생 중 인재를 선발하는 ‘유니버스타 콘서트’와 지역 출신의 신진 연주자 발굴을 위한 ‘썸머뉴아티스트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공연별 티켓 오픈 일정 등은 추후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 공지될 예정이다.

◆대전시립미술관 '미술로 건설하는 미래, 미술로 풍요로운 삶'

‘15분의 예술’·‘상실, 나에게 일어난 모든일’
디지털문화·거리두기 속 인간성 회복 성찰
대전 최초 1942년 이후 ‘퓰리처상 사진전’
카이스트·엔씨소프트 협업… ‘게임과 예술’

올해 대전시립미술관은 인간성의 성찰과 회복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로 가속화되는 디지털문화와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어떻게 인간성을 회복할 것인가를 예술로 성찰한다. 펜데믹에 따른 이동의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과잉된 글로벌리즘을 멈추고'지역성'의 재평가로 문화적 자존감을 회복한다. 한층 심화 된 지역미술 연구로'지금, 여기'현존하는 개인과 사회의 소중함을 재발견하고 관계의 회복과 자아의 치유를 추구한다.

세계유명미술특별전

'15분의 예술'(7~9월)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예술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트라우마를 예술의 자양분으로 치환하고 고전과 현재를 자유롭게 융복합하는 현대예술의 무한한 회복력과 역동성을 모색한다. 특히 삽시간에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대중문화콘텐츠와 예술의 결합을 통해 미래 문화의 초연결성을 모색한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대전 최초로 1942년 이후 역대 퓰리처상 수상 사진을 소개한다. 가장 직관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인 사진을 통해 사회적 이슈와 시대의 목소리를 담는 예술의 역할을 조망한다. 트라우마로서 사건이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인지, 기억, 승화되는 양상을 추적한다.

현대미술기획전 I

'상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3~5월)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겪는 유·무형의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코로나로 상실한 일상의 회복과 승화를 예술로 추구해 마음의 회복력을 강화한다. 예술가들에게 창작활동의 큰 동력이 되기도 한 상실, 결핍, 애도를 개인적인 사유를 담은 일기의 형식으로 △애도 일기 △사물 일기 △외면 일기 △전쟁 일기로 소주제를 나눠 살펴본다.

과학·예술 융복합

원도심의 문화활성화를 위한 지역 대학과 협업전시 '게임과 예술'(6~9월)은 KAIST 문화기술대학원과 국내최고 게임 개발/배급사인 NC SOFT와 협업한 영역 간 융합 프로그램이자 그 결과인 전시이다. 게임이라는 중간지대를 통해 예술가와 공학자의 창의성에 주목한다. 포스트-미디엄 시대에 우리는 테크놀로지 그 자체보다는 테크놀로지가 감싸고 있는 이야기에 집중하여 새로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다.

현대미술기획전 II

'백화요란 : 대전미술 다시쓰기 1990'(12~2022. 2월)는 미술관 소장품을 통해 대전미술사를 재정립하는 연간 프로젝트 전시이다. 1990년대 대전미술의 주요한 쟁점이 되었던 미술활동을 엿볼 수 있는 소장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대전미술의 한 시대를 심도 있게 접근한다.

2021 대전중견작가전

'공예와 디자인: 흐르는 강물처럼'(10~11월)은 대전지역을 근간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지역 중견작가를 재조명하고 지역 화단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인류문명과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공예와 디자인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다변화하는 현대미술의 동향 속에서 공예와 디자인의 본질적인 미를 추구하고 확장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2021 청년작가 지원전

'넥스트코드 2021'(10~11월)은 대전·충청지역의 청년작가를 발굴·지원하는 특성화 전략 전시이다. 매해 공모를 통해 선발해 예술의 미래를 선도할 청년작가를 지원한다. 대전이라는 도시의 지역적 연결고리를 지닌 채 본인만의 시선으로 사유하는 청년작가들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신소장품전

대전시립미술관은 매년 전년도에 수집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공개하는 신 소장품전을 통해 미술관의 방향과 정체성을 확고히 해나가고 있다. 이번 '2020 신소장품 전: 12개의 관점'(12~2022. 2월)은 정통 회화에서부터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2020년 대전시립미술관이 수집한 근·현대미술작품을 소개하고 시민들과 가치를 공유한다.

◆이응노미술관 ‘새롭게 만나는 이응노 예술세계’

쉽게 접할 수 없는 사계절 풍경화 소개
4~7월 대표 작품 ‘문자추상’ 특별전 주목
이응노 예술 조력자 ‘박인경’ 기획전도
6~11월 지역 청년작가 전시 ‘아트랩 대전’

올해 이응노미술관은 학술연구를 기반, 새로운 시각으로 이응노 예술세계를 조명하고자 한다. 지난해 출범한 이응노연구소는 이응노 화백에 대한 현대미술사적 관점의 다양성을 부여한다. 아울러 다양한 시민 친화적 전시·프로그램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이응노 예술의 국제화’의 비전에 한걸음 더 다가갈 예정이다.

기획전 ‘이응노의 사계’

이응노의 풍경화를 사계절로 나눠 소개하는 전시로 문자추상, 군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1930~1980년 사이의 이응노의 풍경화가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단순히 계절별 풍경화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사계절 풍경을 유람하듯 체험할 수 있도록 특성화된 전시장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응노의 고향 풍경, 서울 및 금강산의 정경을 그린 다수의 풍경화가 소개될 예정이다.

특별전 ‘문자추상’

오는 4~7월까지 이어지는 특별전 ‘문자추상’은 이응노를 대표하는 작품인 문자추상 시리즈에 주목한다. 1958년 독일과 프랑스에서 서구 현대미술을 체험한 이응노는 한자의 표의문자적 특성이 동양적 추상형태가 될 수 있다고 봤고 그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문자를 이용한 추상화를 창작했다. 이응노의 다양한 문자추상 작품이 시대·양식별로 소개되며 추상이라는 당대의 회화 양식을 다루는 작가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특별전 ‘이응노 오마주 그룹전’

이응노미술관은 동시대 예술가들의 참신하고 급진적인 작품들을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문을 연 이응노의 현대성과 병치하는 프로젝트를 오는 7~10월에 선보인다. 현재의 시각에서 이응노의 예술을 새롭게 바라보는 동시에 현대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동시대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을 아우르는 전시가 될 것이다.

기획전 ‘박인경’

10~12월까지는 기획전 ‘박인경’이 개최된다. 박인경 화백(1926~)은 이화여대 동양화과 1기 졸업생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꾸준히 예술 활동을 지속해온 대표적 여류 작가이다. 이응노 예술의 조력자로 활동하면서 자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 박인경의 70년 미술활동을 조망하는 전시가 준비 중이다.

아트랩대전

지역의 대표 청년작가 전시 프로젝트로 자리매김 한 ‘아트랩 대전’은 대전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진작가들에게 양질의 전시 공간을 제공한다. 전시는 6~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프로젝트룸에서 재기발랄하고 실험적인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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