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가 2021학년도 정시 경쟁률을 크게 낮추면서 지역대학이 초비상 상황에 처했다. 대학들은 예상치 보다 낮은 정시 경쟁률에 학생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갈수록 어려워지는 학생 확보에 학교의 존폐위기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13일 지역대학에 따르면 정시모집 마감 결과 전년보다 경쟁률이 대폭 떨어졌다.

수년간 대학들이 미달학과를 중심으로 통·폐합을 하거나 유망학과를 신설하며 재정비를 했지만 별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들은 정시 지원자가 가·나·다군에서 1곳씩 3번 지원할 수 있는 만큼 경쟁률이 3대 1 미만을 나타내면 ‘미달’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해 정시 모집 경쟁률이 평균 4점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마지노선이 무너진 셈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전국 206개 4년제 대학의 2021학년도 정시모집 지원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비수도권의 평균 경쟁률은 2.7대 1로 지난해(3.9대1) 보다 하락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수능 결시율 최고치·응시생 최저 등 맞물리면서 사상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지역에선 △한밭대 2.74대1 △한남대 2.82대1 △목원대 2.12대1 △배재대 1.54대1 등으로 대부분 대학들이 3대 1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경쟁률 3대 1 미만 대학 중에는 지방 소재 국립대도 12곳이나 포함되면서 국립대의 위기도 한층 가까워졌다. 수시는 정원이 미등록·미충원 되면 모집인원을 정시로 이월시킬 수 있었지만 정시의 경우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정시 경쟁률 하락이 미충원 사태로 이어질까 대학들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지역대 입학처 관계자는 “4차 산업 혁명과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처참하다”며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 대학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특히 대학 운영에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정원 미달로 인한 재정 악화를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또 올해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이하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학생충원율이 2주기에 비해 10점에서 20점으로 높아지면서 더욱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7개의 평가지표 중 3개 이상 미충족이면 제한 대학으로 지정돼 각종 지원에 불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학령인구 감소, 대학이 벚꽃 피는 순대로 망한다로 얘기는 돌았지만 올해부터 미달 대학이 이렇게 많이 속출할 줄은 몰랐다”며 “국립대·수도권 대학보다 지방 사립대들의 충격은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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