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성선설은 없다
상태바
[시선] 성선설은 없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21년 01월 13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1월 14일 목요일
  • 18면
  • 지면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행정민원팀

맹자는 무릇 불쌍히 여기는 마음, 부끄러운 마음, 사양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사람이라면 응당 어린아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누구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어 반드시 달려가서 구하려고 하는데 이는 본능이기 때문에 사람은 선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요즘 노인이나 아이 또는 여성 등 약자를 학대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니 바야흐로 사람의 탈을 쓴 금수들이 활개치는 세상이 됐다. 아니 그들의 행실을 봤을 때 금수와 비교하는 건 짐승들을 욕보이는 짓이다. 실로 악마가 그런 모습이 아닐까.

맹자가 지금 세상을 봐도 과연 자신 있게 성선설을 펼칠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 천안의 아홉 살 소년은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또래 아이들의 평균에 한참 밑돌며 작은 가방에 갇혀 결국 숨지고 말았다. 또 다른 피해 아이는 어이없는 이유로 부모가 프라이팬에 손을 지지게 했고 온몸이 시퍼런 멍투성이였다. 아동학대는 자식을 하나의 인격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보호자의 양육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그리고 가정 일은 그 안에서 해결하라는 방관 역시 학대의 방조자가 된다. 가방에서 숨진 아이의 경우 많은 학대의 정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보호자와 떨어지길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시 돌려보냈다고 해서 더욱 안타깝다. 어떤 아이가 자기 보호자와 분리되고 싶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을 하는 어른과 기관이 자신을 온당히 지켜줄 거라고 믿을 수 있을까. 이에 나는 지금도 수많은 아이가 고통받고 있음을 잊지 말고 정부 차원에서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개선과 법적 제도 정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민원이 처리되지 않았다고 40대 남성이 여성 공무원을 때려 기절시키고선 옆에서 태연히 아이스크림을 먹어 보는 모든 이로 하여금 기함하게 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런 종류의 폭력은 민원 담당 공무원들로 하여금 움츠러들게 해서 적극적인 행정업무를 하지 못하게 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또한 피해자 역시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일 텐데 이 일로 생긴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은 누가 보상해 줄 텐가.

앞서 말한 모든 사건들은 모두 자신보다 신체적으로 약한 자를 향한 범죄라는 점에서 범죄자들이란 얼마나 후안무치하고 졸렬한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 마땅히 비난받아야 할 그들의 인성과 범죄를 차치하고 나는 이런 모든 범법 행위가 일어나기 전에 어떻게 예방할지, 일어난 후의 죄과와 그리고 피해자들의 정신적·육체적 치료까지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창한다.

복잡했던 도덕적·종교적 이념과 불행했던 결혼생활에도 불구하고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라를 잃어 젊은 몸과 가슴이 아픔으로 검게 멍들었어도 윤동주 시인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 한다고 노래했다. 나 역시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러나 개개인의 양심과 도덕에만 희망을 걸기엔 시대는 너무 각박하고 잔인해졌다. 비인간적인 범죄를 저지른 모든 사람에게는 그에 걸맞은 응징이 꼭 이뤄져 정의가 바로 세워지고 피해자들의 마음에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빠른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