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갑상선암·폐암 다음으로 발생률 ↑
사망률 높아 치명적… 젊은층 환자 늘어
비만·당뇨·서구식 식습관·흡연 등 원인

혈변 등 배변 습관변화 대표적 증상
분변잠혈검사, 초기 발견에 한계 있어
가장 적확·유용한 검사는 ‘대장내시경’

선조직에 생기는 악성종양 선암 95%
장기 생존률 높이려면 수술로 절제해야
복강경 수술 대세, 환자 회복 큰 도움

▲ 도움말=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외과 강동현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대장암은 말 그대로 대장에 생기는 암이다. 대장은 소화계의 마지막 부분으로 수분, 염분, 비타민 및 남은 영양소를 흡수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크게 직장과 결장으로 분류한다. 직장은 대체로 항문에서 위로 10~15㎝정도 상방의 장을 말한다. 결장은 소장이 끝나는 부분부터 직장까지를 말하며 크게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S자모양 구불결장으로 나뉜다.

국가암정보센터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위암, 갑상선암, 폐암 다음으로 발생률이 높은 암이다. 사망률 역시 매우 높아 치명적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 50세 이하 젊은 연령층에서도 대장암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50세 이전이라도 정기적인 대장암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장암은 얼마 전까지 서구인에게 많은 암이었지만 이제 우리나라 대장암 발병률은 웬만한 서구의 주요 국가의 발병률을 뛰어넘는다. 위암에 이어 국민 암이 된 대장암. 한국 성인 모두가 주의하고 예방해야 할 암이기에 어떤 암이며, 왜 발생하며, 어떻게 치료하는지 등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

대장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은 크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비만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도 대장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이다.

과거와 크게 달라진 서구화된 식습관의 증가도 대장암 발생 증가와 많은 관련성을 보이고 있다. 붉은 육류(소고기, 돼지고기 등), 가공육(소시지 등)의 과도한 섭취도 대장암의 위험을 높인다. 또 흡연, 음주 역시 대장암의 위험요인이다.

◆ 젊은이들! 대장암 정기검사도 꼭 챙겨야 하네!

대부분의 암이 다 그렇듯이 대장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대장암은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운 좋게 발견된다. 이렇듯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발견되는 조기 대장암 환자들이 점점 늘고는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대장암은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발견된다.

◆ 배변습관 달라지면 반드시 검사를

대장암의 증상은 암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혈변이나 흑색변(검은 변),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지는 등의 배변 습관 변화가 대표적이다. 그 외 복통, 빈혈도 나타난다. 암이 더욱더 자라면서 장을 막는 장폐색이 동반된 경우에는 복부팽만, 구역, 구토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러한 증상들은 대장암만을 시사하는 소견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검사를 통해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진단도 치료도 척척, 대장내시경

대장암의 최종 진단은 조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대장암 조직검사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서 시행된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검사 중 가장 정확하고 유용한 검사인 동시에 직접적인 조직검사를 겸할 수 있어 대장암 진단에는 필수적이다. 대장내시경은 또 용종 제거를 비롯해 전암성 병변, 조기 대장암의 경우 수술적 치료도 시행할 수 있다.

◆ 분변잠혈검사 < 대장내시경

국가암검진사업에서 시행하는 대장암 건강검진으로 시행되는 분변잠혈검사(FOBT)가 있다. 변에서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거나 숨어 있는 혈액을 찾는 검사다. 분변잠혈검사는 어느 정도 진행된 대장암을 잡아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초기 대장암을 발견하거나 예방적인 차원의 검사로는 한계가 있다. 대장암 초기 단계에서는 잠혈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분변잠혈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대장에서 비정상적인 출혈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사실이 반드시 대장암 발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장암 외 양성질환인 궤양, 게실증, 치질 등으로도 양성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변잠혈검사를 받았더라도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 대장암의 종류와 병기 구분

대장 내벽인 점막층 상피의 선조직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선암이 95%를 차지하고, 그 외 호르몬 분비세포에서 생기는 유암종, 근육층에서 발생하는 기질 종양, 림프절 같은 면역계 세포에서 생기는 림프종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대장암은 선암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분류하면, 맹장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 항문에 생기면 항문암이다. 부위별 발생율은 직장에서 가장 많은 53%, 이어서 상행결장 20%, S자 결장 16%, 횡행결장 5%, 하행결장은 5% 등이다.

병기를 흔히 1기, 2기 등으로 구분하는 건 TNM 분류법에 따른 것이다. 여기서 T는 tumor(종양), N은 lymph node(림프절), M은 metastasis(전이)의 약자다. T병기는 암이 발생한 부위에서 주변 조직으로 얼마나 침습했는지, N병기는 림프절로의 침범이 있는지, M 병기는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있는지를 말한다. 0기는 대장 점막에서만 발견되는 극히 초기 암을 이야기한다. 1기는 암이 대장벽 점막 아래 근육층까지 침투한 것으로 림프절 전이나 주위의 다른 장기에 퍼지지 않은 상태다. 2기는 대장벽의 근육층을 통과해 침투했지만 림프절까지는 퍼지지 않은 상태. 3기는 암이 대장벽 침투 정도에 상관없이 림프절까지 전이됐으나 체내의 원격 장기에 전이된 상태는 아니다. 4기는 대장에서부터 체내의 원격 장기 즉 간, 폐, 골, 복막, 뇌 등에 전이된 것 말한다.

◆ 대장암의 수술적 치료

#66세 남자 환자로 혈변을 주소로 내원해 시행한 대장 내시경상에서 상행결장암으로 3기로 진단된 환자. #70세 여자 환자로 복통으로 응급실 내원해 촬영한 복부CT상에서 구불결장암 2기로 진단된 환자.

두 환자는 모두 대장암 환자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환자다. 대장암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수술적으로 절제를 하는 것이다. 항암치료를 먼저 하게 되는 경우는 진행이 많이 되어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수술적 치료를 통해 암을 완전 절제하는 것이 환자의 장기 생존률을 높일 수 있다.

◆ 복강경 수술 대세

최근 연구에 따르면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과 비교했을 때 재발이나 생존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혀졌다. 따라서 복강경 수술 경험이 풍부한 외과의사의 경우 복강경 수술을 먼저 시도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환자의 회복에도 큰 도움을 준다. 물론 모든 환자에서 복강경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부 수술력이 있는 경우나 암이 너무 커서 복강경으로 진행이 어려운 경우엔 개복수술을 해야 한다.

위에 언급한 환자 2명의 수술적 치료는 위치와 병기에 따라 절제 범위가 달라진다. 배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는 상행결장에 발생한 대장암은 임파선 절제도 해야 해서 우측 대장절제술을 시행해 완전 절제해야 한다. 횡행결장은 상행결장과 하행결장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는 우측 또는 좌측 결장 절제술을 시행해 암을 제거하게 된다. 구불결장의 경우 배 왼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구불결장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며 필요한 경우 범위를 넓혀서 수술하기도 한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