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
1편-꿈돌이를 만나다

충청투데이는 2021년 연중 기획보도로 ‘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를 구성했다. '노잼' 도시 대전. 어느새 대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돼 버렸다. 대전은 전국에서 제일 재미없는 도시란 오명을 언제 벗을 수 있을까? 대전지역은 곳곳에 보고, 느끼고, 힐링을 할 것들이 구석구석 숨어 있는 도시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한다’는 창간 정신을 되새겨 그동안 몰랐던 지역의 맛집부터 이색거리, 관광지 등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대전의 매력을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2주에 1번씩 지면과 온라인(유튜브 영상포함)을 통해 대전의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보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993년 대전에서 열린 대전세계박람회(대전엑스포)의 마스코트인 꿈돌이. 꿈돌이는 과학 기술, 산업의 발전을 통한 인류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우주 아기 요정이다. 당시 첨단 과학 기술과 화려한 행사를 선보이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던 대전엑스포는 60여개 국가, 33개 국제기구의 관계자 1400만여명이 방문하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다. 대전의 최대 호황과 함께 대전엑스포 마스코트였던 꿈돌이 역시 당시 어린이들의 슈퍼스타였다. 하지만 28년의 세월 속에 대전엑스포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히면서 꿈돌이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중고명품… ★꿈은 이루어진다
 

이런 꿈돌이가 다시 돌아왔다. 카카오TV에서 방영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내 꿈은 라이언’에서 전국의 마스코트들과 경쟁해 1등을 한 것이다. 한화이글스 위니, 부천시 마스코트 부천핸썹, 강원도 마스코트 범이&곰이 등 라이벌은 쟁쟁했지만 꿈돌이의 명성 또한 상상이상으로 대단했다. ‘어른이(어른과 어린이의 합성어)’들의 추억 속에 소환돼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것이다. 충청투데이는 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로 첫 번째 편으로 꿈돌이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993년생 '중고명품' 꿈돌이. 사진=이경찬 기자 

-프로필-
이름 : 꿈돌이
성별 : 중성(동료 꿈순이도 중성)
나이 : 알수없음
종족 : 우주아기요정
소속 : 대전 엑스포 93
사는 곳 : 한빛탑
좋아하는 것 : '씽싱카'타고 엑스포 공원 구석구석 청소하기
취미 : 꿈순이랑 지우개 따먹기, 다마고치 등 90년대 놀이하기
특징 : 아기요정이라 목소리가 살짝 하이톤, '내꿈은 라이언'에서 수석졸업하며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음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지구인 여러분. 저는 감팔라고라는 행성에서 온 꿈돌이예요. 저는 1993년 우주를 돌아다니는 중 지구의 도움 요청 메시지를 받았어요. 자가용인 우주선을 타고 달려와 보니 메시지를 보낸 곳이 바로 엑스포 한빛탑이더라고요. 대전 엑스포를 도와달라는 한국인들의 도움이었죠. 그때 엑스포 마스코트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데뷔와 동시에 대한민국 마스코트계의 슈퍼스타가 됐습니다.” 

 

한빛탑에서 외롭게…

 

-꽤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다들 제 소식을 궁금해 하더라고요. 그 동안 SNS을 통해서 소식을 간간히 들었어요. 사람들이 저를 어두운 뒷골목에서 노숙을 하는 모습이라던지, 쓰레기들 사이에 자리잡고 앉아있는 모습 등이 많이 나와서 많이 속상했어요. 그래도 1993년도에는 제가 마스코트계의 슈퍼스타였잖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많은 어른이들이 저를 찾지 않았죠. 그러면서 저 역시 세상에 나오기가 두려웠어요. 많은 사람들이 저를 기억해 줄까? 금수저에서 흙수저가 된 제 모습이 너무 처량해 보일 것 같아 용기가 없었어요. 그래서 항상 커가는 어른이들을 동경하면서 한빛탑에 혼자 외롭게 지냈어요.”
 

카카오TV ‘내 꿈은 라이언’에서 1위를 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1등을 할 정도로 2030세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많은 어른이들이 저를 믿어준 건, 우리가 어린 시절을 추억을 공유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함께 출연한 친구들이 모두 끼가 많고 잘했어요. 처음엔 자신이 없었죠. 그 친구들에 비해 저는 너무 ‘옛날 인기스타’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90년대 별이 다시 지는 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중간고사 투표부터는 느낌이 달랐어요. 그때 ‘어우꿈’이라는 말을 들었거든요. 어우꿈이 뭔지 아세요? ‘어짜피 우승은 꿈돌이’라는 말이었어요. 근데 전 조금 다르게도 들렸어요. ‘어른이(어른+어린이의 합성어)들아, 우리들도 꿈을 이룰 수 있다’ 이렇게요. 어른이들이 자기 자신들에게 던지고 싶은 응원의 메시지를 저에게 던져줬던 거죠. 그때부터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열심히 해서 우리 어른이들이 준 사람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어우꿈 (어짜피 우승은 꿈돌이)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대전은 얼마나 달라졌나.
“그 동안 한빛탑에 갇혀 지내느라 세상이 바뀌는걸 정말 몰랐어요. 내가 쓰던 삐삐가 스마트폰이 됐고, 매일 쓰던 디스켓이 쪼꼼한 USB인가? 그런 걸로 바뀌었더라고요. 커다란 컴퓨터는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세상이 됐더라고요. 사람들에겐 당연한 모든 것들이 오랜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저에겐 정말 신세계였어요. 그래서 이젠 매일 매일 밖으로 나가서 어른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함께하고 싶고요.” 

-전성기였던 당시 꿈돌이 이야기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다더라. 제 2의 전성기인 현재, 다시 하고 싶은 활동이 있나.
“제가 카카오M ‘내 꿈은 라이언’에서 최종 수석졸업을 하면서 이제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지난해는 저만을 위한 전용 유튜버 채널인 ‘돌아온 꿈돌이’라는 채널도 만들어졌구요. 그리고 카카오톡에서 꿈돌이 이모티콘도 판매가 되고 있어요. 앞으로 꿈돌이 인형 같은 다양한 제품도 많이 만들 예정이에요. 그리고 앞으로 한빛탑에만 갇혀있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우리 어른이들과 많이 소통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꿈돌이동산은 '신세계'

-꿈돌이의 집이나 마찬가지였던 대전 유성구에 위치했던 꿈돌이놀이동산이 없어졌다. 가끔 꿈돌이놀이동산에 대해 생각하나.
“네, 항상 생각해요. 꿈돌이 놀이동산은 우리 어른이들이 소풍이나 현장학습 때 항상 놀러왔던 추억이 깃든 장소잖아요. 우리 어른이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이 그대로 남아있는 추억의 장소를 이젠 볼 수 없어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하지만 꿈돌이가 살고 있는 ‘한빛탑’은 지금까지도 자리를 지키고 있잖아요? 특히 최근에는 대전시에서 ‘엑스포재창조 사업’을 하면서 제 집을 정말 아름답게 리모델링을 해줬어요. 여러분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요. 앞으로는 제가 살고 있는 한빛탑에 많이 놀러오세요. 우리 여기서 아름다운 추억 많이 만들어요.”
 

-함께 태어난 친구들이 20대 중후반의 친구들이 됐다. 20대 후반의 꿈돌이의 고민은?
“요즘 많은 친구들이 취직, 집 마련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아 힘들어 한다는 걸 알아요. 다행히 저는 집이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 것 같아요. 우리 친구들이 나를 향해 외쳐줬던 ‘어우꿈’처럼 전 우리 어린이들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전 항상 친구들 곁에서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길 바라요. 영원히 추억을 만들어가고 마스코트로 곁에 있길 바랄 뿐이에요.”
 

-대전 마케팅공사에 취직해서 일한다고 들었다. 꿈순이랑 같이 엑스포과학공원에서도 일한다더라. 회사생활은 어떤가?
“음, 취직이라기보다 대전마케팅공사 직원분들은 저와 같은 한 식구예요. 형, 누나와 같이 항상 제 곁을 지켜주고 감싸주고 있어요. 그리고 전 항상 한빛탑에 살고 있었어요. 다만 아무도 저를 찾지 않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죠. ‘내 꿈을 라이언’이라는 방송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고, 이곳에서 수석 졸업을 하면서 기를 얻게 됐어요. 

 

기승전 성심당 NO~

 

-대전이 ‘노잼’이라고들 하는데 여기에 대해 꿈돌이는 어떻게 생각하나.
“오잉? 무슨 말씀이세요. 대전에 얼마나 좋은 곳이 많은데요. 요즘 사람들이 대전은 ‘기승전 성심당’이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대전은 생각보다 숨어있는 보석같은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은 도시예요.. 대전에 바다가 있는 거 아세요? 대전에는 ‘내륙의 바다’라고 하는 대청호오백리길이 있어요. 대청호오백리길은 대전에서부터 충북에 걸쳐 있는 약 200km의 도보길인데요. 총 21개의 구간으로 나눠져 있거든요. 그중에서 한국관광공사에서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포함된 대청호오백리길 호반낭만길은 제가 정말 추천하고 싶은 명소예요. 예전에 ‘슬픈연가’라는 드라마를 아세요? 김희선님과 권상우 님이 주연으로 한 그 유명한 슬픈연가를 촬영한 곳이거든요. 바다와 같이 넓은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인데요. 사계절 다양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서 ‘역린’, ‘7년의 밤’, ‘창궐’ 등 많은 분들이 모두들 아시는 영화의 촬영지로도 많이 활용되는 곳이에요. 만약 여러분들 중 대전이 노잼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주로 어디에 있나. 대전을 방문한 사람들이 널 만나려면 언제 어디로 가야 하나.
“전 항상 한빛탑에 있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건 아직 조금 두렵고 쑥스러워요. 지금도 전 훌쩍 커버린 어른이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근데 여러분, 우리는 만나지 않더라도 마음으로도 만날 수 있어요. 제 머리에 있는 별이 보이시죠? 이 별은 우리 어른이들의 마음과 제 마음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친구들이 언제 어디서든 꿈돌이를 생각하면 전 항상 그 옆에 있을 거예요. 그리고 요즘엔 핸드폰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잖아요? ‘돌아온 꿈돌이’라는 유투브 채널이 생겼으니까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방문해 주세요.“

-꿈돌이가 한번 이동할 때마다 1톤 트럭을 동원해야 해 수행하기가 만만찮다더라. 꿈돌이의 이동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숨기고 싶지만 제 신체구조가 좀 특이해요. 머리가 좀 커요. 그래서 꿈돌이 굴욕영상이라고 문 앞에 머리가 끼는 그런 사진도 많이 찍히거든요. 그래서 항상 미안해요. 그렇다고 제 모습이 못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눈이 자세히 보면 정말 꿀이 떨어질 정도로 예쁘거든요. 제가 몸도, 머리도 커서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고생 많이 하고 있어요. 저도 알고 있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항상 저를 먼저 생각해주고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근데 주변에 많은 분들이 제가 잘되는 게 그게 큰 보답이자 기쁨이래요. 그래서 저도 펭수나 라이언처럼 더 많은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되기로 다짐했어요. 주변에 저를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큰 힘을 주고 싶어요.”
 

라이언? 펭수? 나는 꿈돌이!

롤모델이 라이언이라고 했다. 라이언은 자기표현이 확실한 성격이던데 꿈돌이는?
“사실 라이언이나 펭수는 저보다 훨씬 인기도 많아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죠. 하지만 저는 그래도 마스코트계의 시조새잖아요? 라이언과 펭수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레트로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른이들의 어릴 적 추억 속에 함께하고 있는 꿈돌이,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과거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변모하는 저의 모습을 보여주는 제 자신이 저만의 특색이라고 생각해요. 시조새 꿈돌이의 성장기, 특유의 레트로 감성. 그게 저만의 색깔이 될 것 같아요.”

-TV에서 1위하면서 사람들한테 다시 알려졌다. 앞으로 꿈돌이가 어떻게 성장할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젠 20세기에 머물던 꿈돌이가 아니라 21세기 어른이들의 친구 꿈돌이거든요. 앞으로 유튜브를 통해서 저의 소식과 모습을 자주 보여줄 예정이에요. 저와 관련된 인형이나 굿즈도 많이 선보일 예정이고요. 아참, 어린이들아 나 카카오톡 이모티콘 나온 거 알죠? 내가 매의 눈으로 지켜볼 거야.”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린이들아, 요즘 많이 힘들지? 나도 역시 90년대 전성기 이후에는 많이 힘들었어. 하지만 이렇게 용기를 내서 도전 하니깐 세상에 다시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어. 우리 어린이들도 꿈을 이룰 수 있어. 나를 보면서 용기를 내주고, 나도 우리 친구들을 위해서 열심히 응원할게. 어린이들아, 우리 꿈을 잃지 말자. 우리도 할 수 있어 사랑해.”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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