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력시장 나와도 종종 빈손으로 집에 돌아갈 때가 있습니다. 먹고 살기가 막막 하네요" 충청투데이 오늘자 4면 르포 기사로 실린 새벽 인력사무소를 찾은 한 일용직 노동자의 절규다.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로 취약계층 겨울나기가 한마디로 최악이다. 올겨울 유래 없는 한파까지 예고된 상황이여서 난방비 걱정도 태산이란다. 아무리 혹한이라도 당장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하는데 일자리가 없으니 갈수록 벼랑으로 내몰리는 꼴이다.

코로나사태 장기화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사회빈곤층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합친 사회빈곤층 인구가 272만 2043명으로 전년도보다 28만6725명이 늘었다고 한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득감소가 원인이겠지만 국가가 부양해야 할 취약계층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직 욕구가 강해도 일자리가 없으면 빈곤층 탈출이 불가능하다. 자력으로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지난해 술과 담배 소비 지출액이 역대 가장 크게 늘었다고 한다. 아마도 코로나로 팍팍해진 삶을 달래느라 술과 담배 판매가 늘어난 듯싶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목적별 최종소비지출 가운데 주류와 담배 지출액이 4조2975억 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액수였다고 한다. 거리두기 강화로 모임이 줄어 술 소비가 감소 했을법한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혼술로 시름을 달랬는지 몰라도 모두가 힘겨운 코로나시대를 보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올해도 코로나가 지속된다고 보면 얼마나 더 많은 취약계층이 양산될지 모른다. 그렇다고 빈곤층 대책을 현금 지원정책으로 끝내려 한다면 더더욱 답이 안 보인다. 생계난에 허덕이는 취약계층을 근본적으로 줄이려는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하루 연탄 한 장, 한 끼를 걱정하지 않도록 저소득층을 위한 생산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취약계층 제일의 복지는 곧 일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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