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현 ETRI 광네트워크연구실 책임연구원

2019년 4월 우리나라는 세계최초로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5G 상용화가 시작된 이후 현재 우리나라의 5G 가입자 수는 1000만 명에 육박하게 됐다.

그런데 실내 5G 서비스 및 품질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모바일 데이터의 약 80%가 실내에서 생산되고 소비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 국내에서 실내 5G 망 구축은 실외 망과 비교해 매우 더디게 구축이 됐다.

필자를 포함한 ETRI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비, 2016년부터 5G 이동통신용 실내 광중계기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기존 4G 기술과는 달리 5G 이동통신 기술은 대역폭이 넓고, 전송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기존 기술을 이용한 접근 방식으로 구현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 신호를 왜곡 없이 광신호로 변환해 전송하는 RoF 기술을 활용했다.

RoF 기술은 당초 1990년대 초반부터 연구가 시작됐으나 적절한 응용 분야를 찾지 못해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5G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광대역의 모바일 전기 신호를 광신호로 변환해 실내에 위치하는 다수의 안테나에 분배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기술이 없었다.

2016년 개발에 착수하고, 2017년에는 5G 광중계기 실험시제품을 제작했다.

당시는 범국가적인 이슈였던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힘쓰던 시기였다.

연구진은 5G 광중계기 시제품을 올림픽에서 시연하자는 제의가 있어 세계최초로 밀리미터파 기반 광대역 5G 서비스 시연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보이기도 했다.

이후에는 추가적인 기술적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업그레이드된 5G 광중계기 시제품을 제작해 시험을 완료했다. 최종적으로는 국내 5G 실내 망 구축 및 해외 5G 실내 망 구축에 적용해 공동연구기관인 국내 광중계기 관련 산업체 두 곳에서 실제로 250억 원 이상의 매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또 국내 개발 기술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제 표준 규격 제정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 ITU 국제 표준 권고안까지 제정했다.

결국 옛 기술인 RoF 기술을 새로운 분야인 실내 5G 광중계기 기술 개발에 적용함으로써 이와 같은 우수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흔히 ICT 분야는 늘 새로운 기술로 세상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내므로 옛것과는 거리가 먼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옛 학문을 되풀이해 연구하고, 현실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학문을 이해해야 비로소 남의 스승이 될 자격이 있다’라는 의미의 온고지신의 자세로 필자를 포함한 연구진들은 실내 5G 광중계기의 개발 및 사업화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앞으로는 토종 기술을 활용한 실내 5G 광중계기의 해외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전 세계적인 5G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과 함께 향후 10년 뒤인 2030년경에 실용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6G 실내 광중계기 관련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서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5G와 6G 실내 광중계기가 전 세계적으로 포설돼 운영되는 그날이 올 때까지 필자를 포함한 ETRI 연구진은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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