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코로나 19’로 모든 이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2020년 연말, 천안에서는 난데없이 축제 장소를 두고 연일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 주도로 내년에 치러질 ‘흥타령춤축제’ 관련 예산이 전부 삭감되면서다. 예산 삭감의 이유는 축제 장소를 삼거리공원이 아닌 불당동의 한 공원으로 변경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천안삼거리공원명품화’ 사업을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업은 구본영 전 시장의 대표 공약이다. 사업의 핵심축 하나가 공원 내 지하주차장 건설이다. 총 140억 원이 들어가는 249면 규모의 지하주차장이 건립되면 삼거리공원에서 흥타령춤축제나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 같은 대규모 행사는 불가능해진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민과의 약속’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원안대로 사업을 완수하는 것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 전면 재검토’ 역시 박상돈 현 시장의 대표 공약이라는 점이다. 박 시장 입장에서도 공약을 완수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다. 이쯤 되면 시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도통 알 길이 없다.

그런데 민주당의 한 시의원은 명품화 사업이 13차례에 걸친 보고회와 토론회, 설문조사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13번의 공론화 중 5번은 해당 사업에 반대했던 단체 대상 설명회나 오찬 간담회 등이 차지한다. 2차례의 설문조사도 ‘공원 조성계획’(시민 1000명 대상) 관련이나 ‘어린이놀이터 조성 주민 설문’(유·초등생 등 약 800명 대상)이 전부였다.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시민 다수의 여론을 수렴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데이터인 셈이다.

이에 기자는 전체 시민 대상 설문조사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뜻이 진정 지하주차장 건설에 있는지를 확인해보자는 취지다. 지하주차장 건설로 축제 개최 장소를 옮기는 것에 과연 다수의 시민들이 동의하는지 직접 물어보자는 것이다. 시민들은 공원다운 공원을 만들겠다는 공약에 표를 준 것이지, 주차 공간이 부족하거나 차를 대기가 불편해서 명품화에 찬성한 것이라고 볼수는 없어서다. 설문은 온라인을 활용한다면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민주당의 모 시의원도 지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여론조사를 한 번 해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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