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욱 한밭대 총장

필자가 소제동을 기억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지난 늦겨울이었다. 거의 다 무너져가는 집들만 있고, 재개발 환영 현수막만이 보이던 동네에 어느 순간 낡은 집에 카페가 하나 둘 생기고 있어 의아하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을 때였다. 단순히 복고풍의 문화가 이 낡은 동네도 스치고 지나가고 있구나 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소제동은 대전의 역사가 숨 쉬고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제동이 지금과 같이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두 그룹의 노력이 크다. 하나는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 주변을 핫플레이스로 만든 다다익선이라는 스타트업이 성공의 경험을 대전 소제동에 심은 덕분이다. 다다익선이 소제호라는 스타트업을 다시 창업하고 과거 철도관사촌 지역의 낡은 관사주택들을 사들이면서 레트로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맛집과 카페의 골목으로 변신시켜 젊은이들이 찾는 거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대전에 철도가 놓여지면서 소제호라는 호수가 있던 소제동은 인근 솔랑산을 깎아 호수를 메워 1940년대부터 일본 철도 관료, 기술자,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철도 관사촌 지역으로 탈바꿈되었다. 이러한 사실때문에도 소제동은 대전의 근대역사를 품고 있는 소중한 지역이고 이와 같은 스토리도 소제동이 핫플레이스가 될 수 있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재개발 논란 속에서 소제동 철도관사촌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전하면서 지역 문화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다른 그룹 하나는 ㈜관사마을이다. 지역 기업인 씨엔씨티에너지와 이 회사의 대표인 황인규 회장님의 개인적인 노력이 더해져 ㈜관사마을이 설립되고 소제동 철도관사촌을 지역문화인들의 활동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우리 한밭대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 44명은 지난 한 학기 동안 ㈜관사마을의 도움으로 소제동을 주제로 해 도시재생 지역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소제동 개발의 찬반 논의를 떠나 소제동을 진정성 있게 바라보고 소제동의 가치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노력을 기울여 15개의 도시재생 공공디자인 작품을 선보였다. 학생들의 작품을 관람한 많은 분들이 높은 수준을 칭찬해줬고, 학생들의 관심이 지역주민들의 소통, 공유와 협업 등에 공통적으로 초점이 맞춰진다는 이야기를 이구동성으로 했다. 코로나로 단절되는 것 같은 세상에서도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것은 필연적인가 하는 느낌을 가졌다.

소제동 프로젝트를 통해서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새시대의 교육은 역시 문제중심 프로젝트 교육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우리 주변과 사회의 문제를 학생들의 과제로 하고 과제의 답이 사회 문제해결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중심 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사회시민의 역량을 키워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교육으로 성장하는 우리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의 희망이다. 소제동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소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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