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스루 형식 수능성적표 배부
결과 확인한 학생들 탄식·안도
교사들 정시상담 등 준비 분주

23일 오전 대전 동구 명석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23일 오전 대전 동구 명석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막상 성적표를 보니 생각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 참담하네요.”

23일 오전 8시30분 대전 동구 명석고 운동장은 학생들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배부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올해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영향으로 밀집도를 고려한 탓에 워킹스루 형식으로 수능 성적표를 배부한다.

넓은 운동장에 인문계열 5개반과 자연계열 6개반을 분리하고 교사가 학생에게 성적표를 나눠주면 이를 받아든 학생들은 그대로 귀가하는 방식이다. 

약 200명의 고3 학생들이 학교를 찾은 이날 교사들과 교육활동 자원봉사자들은 교문부터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학생들을 안내했다.

원격수업 등으로 한참만에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지만 반가움도 잠시. 이내 운동장엔 적막감과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오전 9시가 되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수고했다는 인사와 함께 성적표를 배부했다.

이번 수능에선 국어는 어려웠고 영어는 쉬웠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성적표를 받아 든 학생들의 표정도 엇갈렸다.

성적을 확인한 학생들은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으며 이내 짧은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성적표를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주머니 속으로 구겨 넣은 학생이 있는가 하며 친구와 성적표를 공유하는 모습도 보였다.

송모(19) 군은 “어젯밤 등급컷이 나와 확인한 결과 예상보다 못 나올 걸 알고 마음을 추스르고 왔다”며 “이미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재수할 생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았거나 최저학력기준을 맞춘 학생들은 “이야 등급 맞췄다”면서 환호하기도 했다.

성적표는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 모든 학생에게 배부됐다.

학생들은 수험표를 받자 우르르 운동장을 빠져나갔고 정문 곳곳에는 못다한 성적이야기와 위로를 전하는 학생들만이 남았다.

곽대호(19) 군은 “올해 수능은 결시율이 높아 등급이 떨어진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며 “수시 발표가 이번주까지 인데 마지막 희망을 갖고 기다려 봐야겠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좌절도 실망도 하지 말라’는 위로를 건넸다.

주병욱 3학년 학년부장 교사는 “올해는 3학년들이 등교해도 야간자율·보충학습을 못해 체계적인 지도가 이뤄지지 못해 성적도 아쉽게 나왔다”며 “내달부터 실시하는 정시모집을 위해 담임교사들과 유선·카톡 등의 비대면방식으로 실시간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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