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춘엽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자동차가 필수품인 현대사회에서 빈번한 교통사고 발생으로 인해 수리용 자동차 부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수리용 부품은 OEM 부품(일명 순정품)과 정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성능과 품질을 검증한 인증 대체부품이 유통되고 있으나, 대체부품에 대한 소비자 정보가 부족하고 인식도 낮아 자동차 부품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 자동차 부품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사고 시 교체빈도가 많은 전방 범퍼 중에서 수입 자동차의 전방 범퍼 5종을 대상으로 OEM 부품과 대체부품 간 성능·품질시험을 실시하고, 대체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를 조사했다. 시험 결과, 전방 범퍼의 주요 성능인 물리적 특성(인장강도, 충격 강도 등)은 모든 대체부품이 OEM 부품과 동등한 수준이었지만, 소비자 인식조사에서는 다수의 소비자가 대체부품에 대해 알지 못했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인 시험 결과를 보면 대체부품과 OEM 부품 간 형상 일치 여부, 두께 차이 등을 확인한 결과 모든 대체부품이 관련 기준을 충족했고, 외부 충격 등의 하중에서 견디는 강도 평가에서도 모든 대체부품이 관련 기준을 충족해 OEM 부품과 동등한 수준이었다.

또 대체부품의 성능 및 품질에 대한 인증사항 표시를 확인한 결과, 모든 대체부품이 관련 기준에 적합했고 대체부품의 가격도 OEM 부품 가격의 약 59~65% 수준이며, 시험대상 대체부품인 수입 자동차 전방 범퍼의 구입 가격은 OEM 부품의 59% 수준이었다.

자동차를 운행하고 수리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체부품에 대한 인식도 조사 결과, 50.3%가 '모른다'고 응답했고, '들어본 적 있다'는 39.5%, '알고 있다'는 10.2%에 불과했으며, 이미지에 대한 조사 결과도 64.3%가 대체부품이 '중고·재생부품과 유사'하거나 '저가 부품'일 것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응답을 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대체부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 후 향후 대체부품을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49.6%의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과 'OEM 부품과 유사한 품질 수준' 등을 이유로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번 시험 결과에서 보듯이 대체부품의 성능 및 품질이 OEM 부품과 동등한 수준이면서 가격은 OEM 부품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해서는 대체부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대체부품 인증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에서는 관계기관에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의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해 대체부품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명칭 변경 등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고 대체부품 인증 확대 및 소비자 지향적인 품질·유통관리 방안 마련을 요청하는 등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위한 노력들을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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