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경 ETRI 도시·교통 ICT연구실 책임연구원

2019년 4월 3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시작됐다.

전 세계가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세계 최초 타이틀은 밤 11시에 첫 번째 가입자 개통을 통해 기습적으로 진행됐다.

이동통신사나 장비 제조사 등 관련 업계는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의 선도자(First Mover)가 돼 세계 표준을 주도하면서 시장을 만들고 선점하기 위한 일등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필자는 2018년부터 범부처 기가코리아 사업의 일환으로 ‘5G 기반의 스마트시티 서비스 기술개발’ 사업을 수행 중이다.

5G기반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증을 위해서는 5G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수지만 연구자들에게는 고생의 시작이었다.

우선 상용화 초기 단계이다 보니 5G 기반의 CCTV나 드론 등 5G에 걸맞는 속도를 재현해 줄 단말 개발을 위한 모듈조차 공급받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급하게나마 5G 스마트폰을 활용해 통신서비스를 지원토록 기능을 개발했다.

그러나 무제한 요금제는 실제 100G 바이트 사용 제한이 있어 화질시험에 있어서도 초고화질(UHD)급은 엄두도 못 내고 풀HD급 영상을 하루에 2~3시간으로 제한해 가며 시험을 진행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와 6대 광역시의 핫스팟 지역을 중심으로 5G 서비스가 지원되며 5G 네트워크 신호가 좋은 지역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기능 시험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공동연구기관인 KT의 지원으로 실증지역에 무선국이 추가 설치되고 시험용 단말 지원을 통해 차차 해결되기 전까지 연구진 동료들은 많은 고생을 감내해야만 했다.

웃픈일도 있었다. 옥외 장비를 설치, 운영하며 갑작스런 폭우로 시스템 상태가 불안정해 지자체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고 여름날 도로에서 무단횡단, 쓰러짐, 싸움 등 상황을 연출하자 119 신고로 구급차가 오기도 했다.

이제 지난 3년간 15개 공동기관과 협업해 도시 안전지원 서비스, 시설 관제 서비스를 포함한 5G 기반의 스마트시티 서비스 개발 결과물에 대해 무사히 실증을 마쳤다.

지난주 필자가 사는 대전의 안전을 위해 성과물 시연도 했다.

5G를 통한 드론의 실시간 제어와 지능형 CCTV 등 요소기술들에 대한 실증이었다.

물론 폭설이나 재난 상황이 없어야겠지만 각종 재난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본 성과물이 쓰일 수 있음에 뿌듯하다.

5G 기술은 공개된 표준 스펙에 따르면 LTE 대비 20배의 빠른 속도와 1/10의 전송지연, 10배의 사물인터넷(IoT) 기기 연결을 지원하는 기술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스타워즈, 미래기술 홍보영상에서 봤던 홀로그램 등 기술들을 기대하게 한다.

앞으로 5G의 초고속특성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과 더불어 혁신적인 ICT가 융합돼야 우리가 기대하는 꿈의 세상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3G 시대를 거쳐 4G에서 5G 시대로 들어섰고 머지않은 미래에 5G 기반의 융합서비스들로 세상은 더 똑똑하고 안전하며 편해질 것이다.

우리는 또 몇 년 후 익숙한 듯 그 스마트한 세상에서 당연한 듯 기술의 편의성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