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준 대전성모병원 간클리닉 소장
만성 간염·간경변증·간암 질환
카테고리로 나누어 치료 진행
간경변증 가능성 환자도 선별
방사선색전술 거대암에 효과
약물미세방출구 색전술 등
치료법 다양… 타지역도 방문
면역병합요법 1차치료 사용
약제 관련 부작용 줄고 효과↑
치료법 패러다임 전환 기대감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송명준 소화기내과 교수. 대전성모병원 제공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최근 문을 연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간클리닉은 만성간질환 환자의 창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진료 편의가 뒷받침돼야만 치료·검사 과정에 대한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서울지역 대형 간센터에서도 동시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다양한 치료법을 확보해 여러 선택지를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환자들의 긍정적인 예후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간클리닉은 더 나아가서 질환별 관리시스템을 세분화하고 환자가 한 자리에서 모든 진료를 마칠 수 있는 ‘간센터’ 구성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송명준 간클리닉 소장(소화기내과 교수)으로부터 간클리닉이 추구하는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간클리닉에선 어떤 환자들을 돌보게 되나.

“간클리닉은 말그대로 만성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한다. 구체적으로는 만성간질환에서 B형, C형 바이러스 간염과 알코올 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인 자가면역성 간염 그리고 만성 간염에서 진행된 간경변증 및 간암 환자에 대한 진료를 하고 있다. 특히 만성 간염과 간경변증, 간암 등 3가지 질환을 카테고리로 나눠 진료를 본다. 간클리닉에선 간섬유화 진행 환자를 선별하는 검사를 통해 만성간질환, 특히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고위험 환자를 선별하고 그 위험인자를 밝혀 진료 방향과 치료를 결정한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간질환 환자들이 병원 이용시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간클리닉에서 중점적으로 하는 것은 만성간질환 환자의 선별 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간섬유화 검사를 통한 만성간질환의 유무를 스크린한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 통해 스스로도 모르게 만성적으로 진행된 간질환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또한 당일 이뤄지는 검사와 결과 확인을 통해 환자들의 검사 절차나 시간을 줄이고 본인의 간질환 상태를 보다 정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간클리닉 전담 인력을 통해 환자의 향후 치료 방향 및 동의서를 받을 때 자세한 설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령 환자분들의 간질환에 대한 이해도를 비롯해 검사·치료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여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간클리닉의 구성원과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소장인 저를 비롯해 간경변증 합병증을 관리하는 김석환 교수, 그리고 입원 전담 간호사, 외래 간섬유화 검사 담당으로 구성됐다. 간암다학제협진팀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태다. 간클리닉에선 차별화 전략으로 2가지를 내세웠다. 첫째로 먼저 배경을 살펴보자면 국내에선 B형, C형 바이러스 간염에 대해 많은 관심과 주의가 되는 상황이다. 체계적인 건강검진시스템의 발달로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대사성 간질환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에 대한 고위험군의 선별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간클리닉에선 만성간질환의 위험군 선별을 차별화 전략으로 꼽고 있다. 특히 대사성 간질환과 자가면역성 간염 환자의 선별검사로 간경변증 진행 전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로는 진행성 간암에 대한 최신 치료 적용을 꼽는다. 중증질환인 암은 서울 ‘빅5’ 병원으로 환자들의 쏠림 현상이 있다. 충청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지역 거점병원 중 하나로, 특히 간클리닉에선 최신 간세포암 치료를 위해 노력해 최초로 면역항암제 병합요법 및 방사선 색전술 등을 하고 있다.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서울의 큰 센터별로도 모두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치료법을 마련해 환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다. 암의 세포 등에 따라서 듣는 치료방법이 있고, 아닌 게 있는데 환자의 상황에 맞춰서 선택할 수 있는 게 많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중증질환의 치료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송명준 소화기내과 교수. 대전성모병원 제공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송명준 소화기내과 교수. 대전성모병원 제공

-간암치료 뿐만 아니라 비암분야에서도 새로운 치료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각의 방법은 적용 대상이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방사선 색전술의 경우 5㎝ 이상 거대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했고 본원에서 완치된 경우가 70% 이상이었다. 10명 중 7명이 완치됐다. 그리고 약물미세방출구 색전술을 통해 부분 반응이상이 80% 이상으로 기존 간동맥화학 색전술에 비해 좋은 괴사율을 보여줬다. 또한 진행성 간암은 기존 표적치료제로 치료할 수도 있지만 부작용 등으로 할 수 없거나 침윤성 암인 경우엔 간동맥주입식 항암요법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암의 진행을 조절해 표적치료제 만큼의 기대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같은 다양한 간암 치료법과 관련해 오히려 타 지역에서 대전성모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 간세포암 치료에 국내 최초로 허가받은 면역치료를 시작했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국내 최초로 허가받은 면역병합요법을 충청권에서 1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진행성 간암의 평균 생존율은 6개월 정도다. 경구용 항암제인 표적치료제 소라페님이 진행성 간암에 적용된 지 10년이 됐으며 국내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약제 관련 부작용으로 고생한 분들도 많았다. 최근에 허가된 면역병합요법을 통해 간암에 대한 면역세포의 활성화 및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병합치료는 환자의 약제 관련 부작용을 기존보다 줄이면서 효과를 좀 더 향상시킬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치료 중인 환자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반응이 있어 향후 많은 환자들에게 적용해 실제 반응을 평가해볼 계획이다.”

-간질환 환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바이러스 간염을 갖고 계신 분들께는 현재 B형, C형 간염의 경우 항바이러스제의 발달로 간질환의 진행과 간경변증의 호전 및 간암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C형 간염의 경우 8~12주 이내에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주저하지 마시고 치료를 하는 것을 권유드린다. 대사성 간질환, 특히 당뇨 및 고혈압, 고지혈증을 동반한 지방간질환 환자는 간기능 수치도 중요하지만 간섬유화 상태를 정확히 평가해 본인의 상태를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간암은 치료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물론 진행된 경우엔 안타까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치료 외에도 지지치료를 통해 유지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 시점에선 간클리닉에 대한 홍보와 시스템 정착을 위해 당분간 노력할 에정이다. 향후 간센터로 발전시켜 각 만성질환별 관리 시스템을 세분화해 각 관련 파트와 협업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향후 3년간은 간클리닉의 시스템을 안정시키겠다는 게 목표인데 내부 인력에 대한 트레이닝도 필요하다. 간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야 환자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간클리닉을 개소하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창구 역할이다. 진료 편의가 높아야 환자분들도 치료 등 과정에 잘 따라오시고, 잘 따라오신다면 예후가 좋기 때문이다.” 정리=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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