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도가 지난 2007년 태안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의 피해 극복과정을 담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에 나섰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름유출 사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은 충분한 당위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도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에 나선 이유는 자명하다.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과정을 전 세계에 알려 동일사고를 방지하고 교훈을 주자는데 있을 것이다.

2007년 12월 7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의 해상크레인이 충돌해 유조선 탱크에 있던 1만2547㎘의 원유가 태안 해역으로 유출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국내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 기름유출 사고였다. 이 사고로 청정해역인 태안앞바다는 순식간에 기름범벅이 되고 말았다. 바다에서 생업을 유지하던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했다. 전문가들은 오염된 바다를 원상회복하는데 수 십 년은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전국에서 몰려온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적을 일궈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규모의 국민들이 스스로 찾아왔다. 이들은 조약돌 하나하나에 묻은 기름때까지 말끔히 제거했다. 죽은 태안앞바다는 이렇게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모여 깨끗한 바다로 되돌아 왔다. '서해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유다. 유류피해 극복 과정을 담은 기록물은 공공과 민간 부문을 모두 합쳐 20여만 건이나 된다. 세계사적 기록으로 남겨 희망의 좌표로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조선왕조실록, 훈민정음 해례본, 직지심체요절 하권, 새마을운동 기록물 등이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면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인 보호·관리가 가능하다. 태안앞바다 기름유출사고 피해극복 과정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 유사사고 발생 시 대응 매뉴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류피해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 등재를 위한 당위성 및 논리 개발이 긴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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