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순 대전시 자치분권과장

▲ 김호순 대전시 자치분권과장

지난 12월 1일부터 2021년 적십자회비 모금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올해로 창립 115주년을 맞이한 대한적십자사는 1905년 10월 27일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고종황제 칙령으로 설립됐다.

대전·세종적십자사는 1949년 대한적십자사충남지사로 발족한 이후 1995년 대전·충남지사로 변경됐고 2016년부터는 대전·세종지사로 분리돼 지역에서 혈액 지원, 재난안전과 사회봉사사업 등 구호활동을 쉼 없이 추진해 오고 있다.

대전시민이라면 누구나 지난 7월 말 전국에 보도된 대전지역 수해 사고를 기억할 것이다.

특히,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는 산에서 내려오던 물의 수압으로 아파트 담장이 무너지면서 하천으로 빠져야 할 물들이 아파트로 몰려 지하와 1층이 잠겼다.

아파트는 물에 잠기고 있는데 주민들은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긴급한 상황이었다.

소방본부에서 보트를 동원하여 주민들을 구출하고,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구조대까지 힘을 합쳐 배수 작업이 진행돼 구조된 주민들은 임시시설로 이동되었다.

그러나 임시시설이 마련된 체육관은 미처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주민들이 쉴 텐트, 식사, 생활용품 등의 지원이 긴박하게 필요했다.

이런 준비를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조직이 어디일까 고민하다 적십자사가 떠올랐다.

지원을 요청한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적십자사에서는 텐트, 생활용품은 물론 밥차, 다수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임시시설에 도착해 수해 주민에게 드릴 따뜻한 밥을 준비해 주셨다.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은 시름하는 주민들에게 기운을 불어 넣어 줬다.

수해 현장에서는 하루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물에 잠겼던 1층 28가구와 상가동에 대한 물청소를 8월 초까지 진행했다.

적십자사 회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복구 작업에 참여한 주민들에게 든든한 한 끼를 정성을 담아 제공했다.

덕분에 자원봉사자들은 다시 오후 작업을 이어갔으며, 1주일이란 기간 내에 복구 작업을 완료 할 수 있었다.

그 후 수해 주민들이 집 수리를 잘 마치고, 입주해 안정을 되찾았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

적십자사의 활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22일 우리시에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증가와 안정의 반복으로 피로가 누적된 의료진을 위해 선별진료소를 지원했다.

또한 자가격리자 위문, 쪽방촌과 노숙인 지원, 지역의 경제 침체도 지속돼 어려움이 컸던 확진자 동선 업체와 야외 활동이 어려웠던 지역의 아동시설을 연계한 코로나19 극복 사업 등 다양한 사회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대전시민이 납부해 주신 적십자회비다.

대전세종적십자사는 자연재난 등이 증가함에 따라 적십자사 활동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돼, 2021년 일반회비 모금 목표액을 11억원으로 설정하고 2021년 1월 31일까지 집중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정림동 코스모스 재난 현장에서 대전세종적십자사의 활동을 보면서 어느 통장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적십자사가 이렇게 고마운 것은 처음이다. 내년에는 주민들에게 적십자회비를 꼭 납부하라고 홍보하겠다.”

시민들께도 제안해 드리고 싶다.

우체통에 꽂아 있는 적십자회비 납부고지서를 재활용으로 분리하지 마시고, 올해부터는 작지만 따뜻한 나눔에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애지욕기생(愛之欲其生)이라는 논어의 한 구절처럼, 사랑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온전히 살 수 있게끔 돕는 것이라 한다.

시민들께서는 적십자 회비 납부로 어려운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기적에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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