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빈·취재1부 교육문화팀

세모 반듯한 얼굴에 노란 피부색, 머리 위 푸른 별까지. 대전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라면 대부분 꿈돌이에 대한 애틋함이 있다.

대전엑스포가 열렸던 93년에 태어난 꿈돌이는 이후에도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최근 지역 청년예술단체인 '노네임프레스'에서 진행한 일명 '꿈돌이 프로젝트'가 성황리에 첫선을 보인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누구나 사랑하는 지역 마스코트인 꿈돌이가 하루 동안 대전 곳곳을 여행하는 콘셉트의 플립북은 지역민의 취향을 정확히 어루만졌다.

‘대전’, ‘여행’… 자칫 고리타분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공감과 참신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노네임프레스와 같이 꿈돌이와 함께 성장한 ‘꿈돌이 세대’들은 어느덧 지역을 고민하는 청년이 됐다.

그들은 발을 디디고 살아온 고장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일념에 젊은 감성을 더한다. 독립서점 '다다르다'는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며 지역이 가진 가치에 빛깔을 아로새기고 있다.

극단 '이화'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장으로 걸음 하게 만드는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자 오늘도 연습실에서 땀을 흘린다. 꿈돌이 세대들이 지역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재밌는 일을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자양분이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지역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자랄 수 있도록 기초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문화예술의 시작은 사람들이 모일 장소와 창작 활동을 선보일 기회가 있어야 가능하다. 취재 현장에서 지역 청년 예술인들의 고충을 들어보면 분산돼 있는 열정을 하나로 집약시킬 창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테면 안동 지례예술촌처럼 지역 기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이들이 언제든지 모여 여러 담론을 풀어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 또 이미 기반을 갖추고 있는 지자체를 비롯한 기관과 단체 등에서 청년들에게 너른 기회를 마련해줄 필요도 있다. 꿈돌이 세대들에게 도전의 장이 주어진다면 더 재밌는 일을 벌이고자 골똘히 고민하고 치열하게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고 있는 꿈돌이가 중년이 되고 장년이 됐을 때, 우리가 살아갈 대전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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