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에 충청지역 업체들이 다수 포함된 건 고무적인 일이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고용정보원·한국기업데이터·사람인·잡플래닛이 평가한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586곳 중 대전지역 기업 34곳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327곳, 경기 111 곳 등 수도권 업체 438곳을 제외하면 대전이 가장 많다고 한다. 대전에 이어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이 많은 곳은 부산(19곳), 충남(16곳), 충북(12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평가위원회가 전국 520만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량평가를 해 1만3000개 기업을 추린 뒤 2차 정성 평가를 거쳐 업체를 선정했다고 한다. 500만개가 넘는 중소기업 가운데 586곳이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에 선정된 걸 보면 기준이 엄격한 모양이다. 복지·급여, 일과 삶의 균형, 승진기회, 사내문화 등을 평가에 참고했다고 한다. 우수기업 사례를 들여다보니 지각의 날을 운영하거나 점심시간을 2시간 제공하는 등 차별화가 눈에 띈다.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에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이들 업체 못지않게 훌륭한 기업들이 꽤 있을 줄 안다. '9988'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9%, 전체 근로자의 88%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중소기업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소기업 중 상당수는 대기업에 비해 근무조건이나 복리후생과 같은 근로환경이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이 많이 쏟아져 나오면 산업현장의 인력 미스매치 현상도 점차 해소될 것이다. 청년 구직난이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인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청년들의 구직 눈높이가 대기업 또는 공기업에 맞춰진 때문이기도 하다. 구직자들이 대기업의 문만 두드릴 게 아니라 성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이 늘어날수록 구직자들의 인식도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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