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나래 건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대한민국이 어떻게 화합하는 복지로 디자인되어야 하는가라는 것은 이미 복지계에 오래된 화두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갈등 해소의 문제, 서로 화합을 이루는 방안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복지를 만들어 나가는 핵심 열쇠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50년의 축약적 경제성장과 25년의 선도적 민주화 경험으로 산업화 민주화에 성공했고, 이는 세계 여러 나라에 성공적인 국가의 대표 사례로 소개될 정도이다. 사실 복지에 관한 관심과 담론의 본격적 시작은 민주주의 결과라 생각한다. 선거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거 이슈로 복지를 주요한 정책의 공약으로 내걸었고, 공약을 실천만 해도 한국의 복지적 발전은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었고 다른 나라들이 성공적인 민주화 정책실현의 표본으로 생각하고 벤치마킹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복지는 정치적 이슈화에 활용하기 좋은 너무나도 멋진 소재이다. 그러는 사이에 한국사회는 고용위기, 인구위기, 사회위기, 환경위기 등 골병이 들었다. OECD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 사회는 얼마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디스토피아인지 알 수 있다. 여러가지 산재한 문제 둘 중에 가장 염려스러운 점은 첫째, 인구고령화로 노인인구가 늘고 있다는 것이고 이들 중 상당수가 빈곤층이라는 것, 둘째, 우리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어떠한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 문제는 우리사회가 점점 불신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세계사회조사를 통해서 보면 국가나 정책 그리고 구성원에 대한 각국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도 결과, 대한민국 사회는 매우 심각한 불신사회라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를 바람직한 사회, 미래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기본이 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희망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들이 미래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는 책임 있는 의식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신화는 좀 더 미래가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현재의 희생을 감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정부는 국민이 느끼는 희망의 격차에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평범한 일상생활의 안정, 삶의 안정, 생명의 안정, 환경의 안정, 범죄로부터의 보호,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위험, 실업, 질병, 노후 등으로부터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국가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나 정책이 미비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정책을 땜질하고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생활보장국가로의 정착이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복지의 큰 전제는 원칙적 차원에서 복지를 바라보고, 복지를 정치의 소재로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화합하는 복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희망과 믿음에서 우리는 복지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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