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도 확진자 속속 느는데 대흥·봉명·둔산동 일대 붐벼
클럽·주점 등 내부는 더 심각…부킹이나 턱스크·흡연하기도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전은 확진자 없어서 괜찮지 않나요. 들어올 때 열도 재서 괜찮을 거 같은데.”

코로나19(이하 코로나) 3차 대유행이 본격화 한 데다가 지난 27일 대전에선 40여일만에 하루 10명 이상의 확진자를 기록했지만 이튿날 서구 둔산동의 클럽을 찾은 20대 여성 A 씨는 이같이 말했다.

29일 자정에 찾은 이 클럽은 정부의 ‘연말 모임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날 2개 층 가운데 1개 층 만석을 기록했으며 내부 홀(중앙무대)에만 최소 50명 이상이 밀집됐다.

클럽 등 유흥시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비롯해 현행 1단계(29일 기준) 방역 조치에도 4㎡ 이내 인원 제한 등 수칙을 지켜야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날 클럽 입구에는 음식물 섭취 외 마스크 착용 준수와 처벌 규정에 대한 문구가 ‘대전광역시’ 로고와 함께 팻말로 제작돼 버젓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내부에선 절반 이상의 이용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춤을 추거나 흡연하는 모습을 보였고 바닥에 침을 뱉는 모습도 숱하게 목격됐다.

특히 이러한 행태에 대한 별다른 제지는 없었으며 일부 종업원조차 일명 ‘턱스크’를 하거나 수시로 마스크를 벗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클럽에선 낯선 남녀 간의 만남을 종업원이 주선하는 이른바 ‘부킹’도 계속됐으며 드라이 아이스로 추정되는 연기가 이용객들 사이로 뿜어져 나왔다.

정부가 우려하는 3밀(밀접·밀폐·밀집) 조건에 최적화 돼 확진자 발생 시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였지만 이용객들은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사진 = 29일 오전 12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클럽 모습. 흰색 복장의 한 여성이 착용하고 있어야 할 마스크를 손에 들고 있다. 이 여성 주변에는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춤을 추거나 흡연을 하고 있는 남녀가 밀집돼 있다.  조선교 기자
사진 = 29일 오전 12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클럽 모습. 흰색 복장의 한 여성이 착용하고 있어야 할 마스크를 손에 들고 있다. 이 여성 주변에는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춤을 추거나 흡연을 하고 있는 남녀가 밀집돼 있다. 조선교 기자

A 씨는 클럽 내 환경에 대해 “이런 데까지 와서 마스크를 쓰는 게 더 웃기지 않냐”며 큰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A 씨 뿐만 아니라 인터뷰에 응한 일부 이용객들은 대체로 대전이 비교적 안전하다거나 감염 여부가 ‘운’에 달린 게 아니냐, 또는 발열체크를 했기에 마음이 놓인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전국적으로 2030세대 무증상 확진자가 즐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날 해당 클럽 뿐만 아니라 중구 대흥동과 서구 둔산동, 유성구 봉명동 등 번화가 일대에는 오후 8시경부터 점차 많은 인파가 집중됐다.

4~5명 단위의 방문객부터 회사 회식으로 추정되는 10여명 규모의 주점 이용객도 포착됐다.

특정 카페에선 인원이 몰리면서 거리두기를 위해 띄어놓은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도 발생했고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끄는 유명 가맹 주점 등의 경우 대체로 만석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둔산동 일대에선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행인들에게 바짝 붙어 호객 행위를 하는 경우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서울에서 대전 엄청 놀러온다는데…마스크 필수’ 또는 ‘나가지마 다들’ 등 우려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둔산동 번화가 인근에 거주하는 B(29) 씨는 “(클럽 등에서 벌어지는 일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라서 방역 단계가 상향되도 수칙을 제대로 지킬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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