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9일 오전 확진 82명 쏟아져
청주·제천發 9개 시·군 확산주목
당구장 모임 등 집단 감염 진행형
중심도시 청주 자고일어나면 확진
이번주 예의주시 … “이동 자제해야”

▲ 제천에서 '김장모임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선별진료소에 야간까지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28일 밤 제천보건소 선별진료소. 제천에서는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52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북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이른바 3차 대유행이 진행중인 것이다. 24~29일 오전 확진자만 무려 82명에 달한다.

오창 당구장모임, 제천 김장모임과 관련해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청주와 북부권의 제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청주와 제천에 집중된 감염 현상이 나머지 9개 시·군으로 확산할 경우가 문제다. 다음 달 초 '코로나19'가 도내 전역을 강타할 수 있는 만큼 '셧다운'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청주와 제천에서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판정이 속출하고 있다. 24~29일 낮 12시 15분 기준 확진자 82명 가운데 △청주 32명 △제천 40명 등 2곳에서만 72명이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2월 20일 증평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도내 총 확진자 수는 313명이다.

특히 이날 청주·제천발(發) 감염력이 타 시·군으로 번질 가능성이 내재된 예사롭지 않은 장면도 포착됐다. 청주 3명, 충주 3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제천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충주에서 확진 판정이 나옴에 따라 제천지역 '코로나19'가 같은 북부권인 충주에까지 상륙한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이 나온다.

25~28일까지 충주 확진자 수는 3명이었으나 29일 오전 확진 판정을 더하면 6명으로 늘었다. 도내 최대 인구(행정안전부 10월 기준 84만명)가 거주하고 있는 청주도 자고 일어나면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청주가 충북지역의 중심도시이고 수도권과 가깝다는 점에서 도내 3차 대유행의 진원지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돈다.

즉 도내에서 청주를 오고 가는 인원이 많고 청주에서 수도권으로 진·출입이 적잖다는 것이다. 일단 30~12월 6일까지 청주 확진 판정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24~29일 낮 12시 15분 기준 청주 확진자 수 32명과 동일한 기류의 확진 판정이 30~6일까지 지속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을 넘어 '비상(非常)'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 일각의 분석이다.

집단감염의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청주 3명의 확진자는 각각 청주 오창 당구장모임, 제천 김장모임 등과 간접적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정 지역, 시설, 대상을 가리지 않고 지인·가족모임을 고리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n차 감염을 막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게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판단이다. 30~6일까지 집단감염의 위력이 어느 선까지 미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충북도는 "외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이시종 지사는 담화문에서 "타지역 친인척, 지인과의 교류, 모임, 동호회 활동 등을 위한 방문과 김장 담그기 등을 위해 타 지역 친인척 등을 초청하는 행위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며 "각종 송년모임, 회식, 타 지역 여행 등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키는 것은 오직 타 지역과의 이동제한과 방역 뿐"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이 곧 나온다고 하는데 아직은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현재로선 '이동제한과 방역' 외의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미국의 제약업체인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앤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다음 주 중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지사는 25일 시정연설에서 "백신 및 치료제가 생산되면 필요한 양을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12월 첫째 주(30~6일)가 도내 '셧다운'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의 의료계 관계자는 "청주·제천발(發) '코로나19'의 확진 흐름을 보면 다른 9개 시·군으로까지 전파될 가능성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중이용시설, 공공시설 등 모든 것을 아예 잠정 폐쇄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충북도는 이날 오후 도내 전역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층 강화한 1.5단계 시행을 발표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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