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국악·합창·무용 등 5개 예술단 운영
운영 예산 107억 9000여만원 책정돼
올해 공연 55건 불과…정기공연 단 1회
시의원들 “버스킹이라도 했어야” 일침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가 해마다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5개 시립예술단을 운영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의회에서 나왔다.

올해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예술단이 비대면 공연 등으로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적 혜택을 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천안시의회 복지문화위원회(위원장 김월영)는 지난 26일 천안시 문화관광과를 상대로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한 의원은 “올해 예술단의 공연이 행사 지원 외에는 20회에 불과하다. 코로나 핑계 대기에는 너무 안일한 운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의 행사가 전무하다. 그냥 월급만 나갔다. 시내에 나가 버스킹을 한다던지 아파트 단지를 찾아 주민들이 집에서 창문을 열고라도 공연을 볼 수 있게 한다던지 했어야 하는데 방역이 완화됐을 때에도 어떤 것도 안했다”고 꼬집었다.

현재 천안시는 △천안시충남국악관현악단 △천안시립합창단 △천안시립교향악단 △천안시립무용단 △천안시립풍물단 등 5개 예술단을 운영 중이다. 올해 시립예술단 운영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107억 9000여만원이다. 이 가운데 인건비 비중은 90.2%로, 단원들의 연간 평균 보수는 5045만 원이다. 지난 9월 기준 72억 7000여만원이 집행됐다.

그런데 천안시가 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답변 자료를 보면, 5개 시립예술단의 올해 공연 현황은 55건(정기공연 1회, 기획 20회, 초청 6회, 행사 지원 28회)에 불과하다.

아무리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해도 찾아가는 공연이나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공연, 취약계층 학생 대상 레슨 등 시민들에게 문화혜택을 제공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은 예술단 운영 현황에 대해 날카롭고 매섭게 지적했다. 한 시의원은 “행정직 공무원들이나 보건소 공무원들은 똑같이 월급 받으면서 입술이 터지도록 전화하고 날밤 새면서까지 방역에 몰입하고 있다. 그런데 예술단은 고통 분담의 노력이 없다. 자료를 보고 있으니 화가 난다”고 했다. 아예 시립예술단 소속을 문화재단으로 이관하는 것도 고민해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술단이 아파트나 학교로 찾아가서 공연하는 식으로 적극 활용하려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방역이 강화됐고 학교 측에서도 안 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못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는 소규모 공연 쪽으로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열어 시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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